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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rCC Apr 29. 2020

EPILOGUE

실리콘밸리의 진정한 힘

이 책을 시작하면서 처음 가지고 있던 생각은 실리콘밸리를 신랄하게 까면서(?) 잔뜩 껴있는 실리콘밸리 스토리의 거품을 싹 다 걷어내고 좀 더 현실적인 민낯을 알려주고 싶었다. 

내가 바라보는 실리콘밸리의 모습은 스타트업들은 성장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서 애쓰고 있고, 성장 궤도에 올라탄 스타트업들은 매서운 성장통을 겪고 있고, 성장통을 이겨내고 대기업이 된 회사들은 빠르게 변하는 실리콘밸리 안에서 버티기 위해서 끊임없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었다. 

스타트업이 갑자기 나타나서 대기업의 뒤통수를 세게 후리기도 하고, 대기업이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스타트업을 견제하기 위해 인수 합병이 안 되면 그대로 베껴 서라도 자신들의 위치를 악착같이 지키려는 모습도 볼 수 있는 곳이 이곳 실리콘밸리이고 점점 더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쫓아오지 못하면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하루아침에 문을 닫을 수 있는 곳이 실리콘밸리이다. 

스마트 워치로 돌풍을 일으켰던 페블(Pebble) 같은 유망 스타트업도 2015년엔 약 9000억 ($740m)까지 기업가치가 올라갔다가 대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려서 1년 만에 문을 닫기도 하고, 1985년에 설립이 되어서 몇십 년 동안 자리를 굳건히 지키면서 1994년도에는 약 1/00조 ($8.4b) 기업가치를 달성한 블록버스터 (blockbuster)도 디지털 변화에 대응을 못 하고 넷플릭스 같은 신생 스타트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려서 2010년도 문을 닫기도 한다. 

다르게 말하면 지금 승승장구를 하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같이 절대 망할 거 같지 않은 대기업 회사들도 우버, 리프트, 에어비엔비, 코인베이스 같은 실리콘밸리 스타급 젊은 회사들도 빠른 변화나 위기에 대응을 못 하면 앞으로 10년을 장담 못 하는 곳이 이곳 실리콘밸리이다.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진짜 힘은 아직도 이런 야생 같은 환경 속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이상적인 수평적인 기업 문화도 아니고 혁신이 샘솟게 해주는 근무 환경도 아닌 정상에 위치에 있지만 아직도 성장통을 겪으면서 끊임없이 변화와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지금의 실리콘밸리를 있게 해 준 진정한 힘이고 앞으로의 실리콘밸리를 지탱시켜주는 뿌리가 될 것이라고 느껴졌다. 


한국 엔지니어들에게 한마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에겐 요즘이 둘도 없는 황금기이다. 

그리고 테크 업계의 호황과 핑크빛 전망으로 이런 황금기가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예정이다. 

1990, 2000년도에 증권가나 금융권에서 일하는 게 최고였다면 2020년도는 소프트웨어 업계가 전보다 더 두각을 나타낼 것이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에겐 한마디로 둘도 없는 기회인 것이다. 

많이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한국에선 아직까지 소프트웨어 분야가 근무 시간 대비 낮은 연봉, 불안정한 고용, 그리고 이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아직까지 대부분의 고용시장이 대부분 한국에 있는 회사들에 국한되어 있다 보니 선택의 폭이 좁고 또 국내 회사들도 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근무 조건 개선에 필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에 변화를 안 하고 있기 때문이 더 크다. 

하지만 시대가 점점 변하고 있다. 

컴퓨터로 주로 일을 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도 장소의 제한이 점점 없어지고 있으면서 이젠 해외 진출의 장벽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점점 국경의 장벽이 낮아지면서 세계 각국의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모셔가기 위해서 혈안이다. 

직접 그 나라에 가서 취업 박람회를 통해 인재들을 영입하는 노력도 하고 있고 온라인 상으로도 해외 인재 영입을 위해서 적극적인 노력을 보이고 있다. 

보통 해외 취업의 가장 큰 장벽은 언어인데 직업군 중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만 큰 언어의 장벽이 낮은 직군도 없다. 

프로그래밍을 할 때 쓰는 프로그래밍 언어들은 대부분 영어로 되어 있어서 자신의 전문 프로그래밍 언어만 마스터하고 있으면 그 프로그래밍에 쓰이는 용어들만으로도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원격으로 일을 할 땐 슬랙이나 협업용 채팅 툴을 써서 대화를 많이 하기 때문에 협업 환경도 언어의 장벽을 낮추는데 한몫하고 있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에서도 미국에서 대학을 나오지 않고 영어가 완벽하지 않아도 해외에서 바로 취업이 돼서 오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 거기다 장소의 제한 없이 원격으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점차 만들어지고 있어서 이제는 회사에서 원격 회의나 팀원들이 여러 도시에 흩어져있는 게 점점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실제로 내가 지금 일하고 있는 팀에는 시애틀, 포틀랜드, 시카고, 워싱턴 DC, 뉴욕 등 미국 여러 도시에서 원격으로 일을 하고 있는 동료들이 있어서 원격 근무가 자유로워지고 원격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머지않아 국경의 장벽은 물론 언어의 장벽도 낮아지고 실력과 기술만 있다면 나라나 장소에 상관없이 원하는 회사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실제로도 원격 직원들로만 이루어진 회사들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고 24시간 로테이션을 돌릴 수 있는 환경을 위해서 시차가 다른 세계 각지에서 인재들을 고용해서 팀을 만들기도 한다. 

점차 이런 환경이 생겨나고 국내 기업들이 인재 영입을 위해 해외 기업들과도 경쟁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복지도 좋아지고 근무 환경도 좋아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근무 환경이 좋아지기만을 기다리면 기회는 오지 않는다. 

엔지니어는 기술직이다. 

결국 기술과 실력이 있어야 기회도 얻을 수가 있다.

그리고 테크 그중에서도 히 소프트웨어 분야가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배우고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면서 변화 트렌드에 맞춰서 움직여야 한다. 

변화를 거부하고 편함에 안주해버리면 도태되는 것이 테크 업계이다. 

언어도 장벽이 낮아진다지만 해외 취업을 원한다면 기본으로 영어는 평소에 준비를 해두는 것이 좋다. 

지금 준비하는 영어 공부가 나중에 자신에게 큰 무기가 돼서 돌아올 날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실리콘밸리에 있는 회사에 취직을 위해 하려면 다양한 루트가 있는데 여기서 몇 가지 팁을 주자면, 

첫 번째, 가장 좋은 루트는 국내에서 열리는 실리콘밸리 기업의 취업 박람회이다. 

실리콘밸리 내에서 인재를 다 충당할 수 없다 보니 회사들이 엔지니어 인재들이 있는 나라들을 돌면서 취업 박람회를 열어서 인재를 채용하곤 하는데 경쟁이 심하겠지만 최단기간에 취업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기회이지만 자주 있는 기회가 아닌 만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 가장 기본이 되는 기업 구직 웹사이트이다. 

기업 구직 웹사이트를 통한 지원은 어떤 루트를 이용하던 기본적으로 무조건 하는 게 좋다. 

정기적으로 관심 있는 기업들의 구직 웹사이트를 통해서 오프닝을 확인하고 지원서를 제출하는 게 좋다. 

다음은, 링크드인 (linkedin)을 활용하는 방법인데 미국에서 취업을 하려면 링크드인 계정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리크루터와 직접 연결될 가능성이 열리고 직접 리크루터를 찾아서 연락해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인을 통한 리퍼럴 (referral)이다. 

원하는 회사에 지인이 있다면 사내 해외 인력 구인구직 정보를 가장 정확하게 얻을 수 있고 외국 인재 채용을 담당하는 부서에 직원 리퍼럴로 지원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만 동시에 한국에서 원하는 실리콘밸리 회사로 리퍼해줄 인맥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한 가지 방법은 링크드인을 통해서 원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는 한국인 직원을 찾아서 리퍼를 부탁해 볼 수 있다. 

직접적인 리퍼가 안 되더라도 사내의 정확한 해외 인력 구인구직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좋은 루트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고용 문제가 한국의 인재들은 실리콘밸리의 인재들보다 실력이 떨어져서 대우를 실리콘밸리만큼 못 받는 것이 아닐까?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을 한다. 

물론 실리콘밸리에 세계적인 인재들이 모여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한국 인재들이 이에 비교해서 뒤쳐지지도 않는다.

예전부터 IT 강국이었던 한국이고 한국의 스타트업들도 실리콘밸리로 진출해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는 회사들이 많아지고 있고 한국 토종 회사들도 글로벌 회사로 커가는 회사들도 생겨나고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실력을 쌓은 한국 인재들도 충분히 실력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대전에 위치한 루센트 블록 (LucentBlock)이란 한국 스타트업이 처음 창업하는 과정을 도와주게 되면서 한국에 있는 젊은 엔지니어들과 같이 일을 해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들의 실력에 깜짝 놀랐다. 

세계 최고의 인재들만 모여있는 실리콘밸리라는 생각이 마음속으로 있어서 은연중에 한국 인재들을 한수 아래로 보고 있었던 게 솔직한 마음이었는데 한국 젊은 스타트업 친구들과 일해보고 내 생각이 한참 잘못됐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한수 아래는커녕 기술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전혀 뒤처지기 않았다. 

오히려 앞서 있는 부분들도 많이 있었다. 

뛰어난 리더십과 튼튼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이제 막 시작하는 스타트업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탄탄한 회사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미국의 실리콘밸리뿐만 아닌 다양한 형태의 실리콘밸리가 세계 각지에 생겨나지 않을까 생각이 되는데 한국의 테크 업계도 분명 한 축이 될 거라 생각이 들어 굉장히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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