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과 두려움을 넘어 그들을 이해할 수 있다면
구독자 여러분, 이슬람에 전혀 관심 없으시다고요?
하하~^^ 저도 터키에 오지 않았다면 이슬람에 1도 관심 없었을 거예요.
요즘 터키에서 사건 사고가 참 많았어요. 위축되지 않기 위해 이런 글도 한번 써봅니다.
이슬람 문화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해도 우리는 이것이 이슬람 문화인 지도 모른 체,
이미 많은 이슬람적인 것들을 일상생활에서 공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 커피 소비국입니다.
이 커피의 원조가 터키 무슬림입니다.
그들은 최초로 아이스티에 시럽을 부어 마시기도 했지요.
이 문화를 유럽에 전파했고 지금은 전 세계인들이 커피와 시럽 넣은 아이스티를 마시죠.
집집 마다 있는 욕조? 이것도 이슬람 문화입니다. 욕조는 아랍에서 처음 만들어 사용했답니다.
아랍의 무슬림들은 공중 목욕이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아이도 발가벗은 몸을 보이지 않는 것이 예의인지라 개인 욕조가 발달하게 되었지요.
욕조에서 목욕을 마치면 타월로 물기를 닦잖아요?
우리는 이 타월로 찜질방에 가서 양머리를 하고 외국인에게 한국에 놀러 와서 목욕문화를 즐겨보라는 홍보용 사진을 찍기도 하지요.
사실은 양머리 할 때 타월은 아랍 무슬림의 문화입니다.
무슬림들은 오른손으론 꾸란을 만지고 왼손으론 물을 적셔서 뒤처리를 하는데요.
이때 닦을 것을 소지해야 했기 때문에 종이가 없던 시절, 순면 타월이 발달하게 된 것입니다.
제가 위에 열거한 사실 말고도 한국인의 일상에는 많은 이슬람 문화가 스며들어 있어요.
저는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거나 낯선 경험을 시도해 볼 때 흥미진진합니다.
저만 그런 건 아니겠지요?
요즘처럼 해외여행이 흔해진 시대에,
사람들은 동종 동류의 것에 그리 흥미를 느끼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슬람이나 무슬림에 대한 공포와 편견만 넘어설 수 있다면.
이 세계는 낯섦 중에서도 상 낯선 세상으로 여러분을 인도할 겁니다.
IS만 생각난다고요? 고루해 보인다고요?
이런 두려움과 편견에 사로잡히면 지구인의 1/3을 이런 시선으로 보게 됩니다.
유일신과 구약성서를 믿는 사람들이 창시한 종교의 마지막 단계가 이슬람입니다.
첫째로 모세의 계시에 바탕을 둔 유대교,
둘째로 예수의 계시에 바탕을 둔 그리스도교,
셋째로 무함마드의 계시를 바탕으로 하는 종교가 이슬람입니다.
구약성서에 바탕을 둔 종교 중 가장 진화한 형태이지요.
지구 상에서 1/3 이상을 차지하는 인구가 최신식 유일신교인 이슬람을 선택한 겁니다.
한국은 연일 해외 여행자들이 늘어 연휴 때마다 신기록을 찍는다고 들었습니다.
BTS 마케팅 성공전략을 분석한 글의 서두에선 이런 문구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히잡을 쓴 무슬림 팬에게는 그에 걸맞은 예의를 갖추는 BTS”
이렇게 젠틀한 BTS에게 팬심이 대단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무슬림 소녀들은, 서양의 음악보다 K-pop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정치나 역사적으로 대립각을 세우는 서방 세계 음악보다 K-pop이 그녀들의 정서에
더 편하게 들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양 위주의 왜곡된 역사관을 가르쳐 온 우리나라는 지구 상에서 1/3 이상을 차지하는 이슬람의 역사를 통째로 쏙 빼버리는 바람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슬람 세계에 대해 제대로 배운 기억조차 없습니다.
우리의 관점에는 온통 미국과 유럽만 그득하지 않나요?
구글,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전 세계를 연결하는 플랫폼들이 우리에게 열려 있죠.
만약에 여러분에게 터키인 친구가 생긴다면 아마도 그들은 100% 무슬림일 거예요.
저도 이슬람 국가인 이곳 이스탄불에 살면서 매일같이 무슬림을 만납니다.
벌써 몇몇 무슬림 친구들이 생겼지요.
제가 만난 친구 인 두 명의 세발(동명이인)은 동물을 좋아하고 정이 많은 사람이었어요.
먼저 우리 레지던스에 사는 세발 할머니를 소개할게요.
그녀는 샹가이라는 시츄를 한 마리 키우며 혼자 살고 계세요.
샹가이가 저만 보면 달려들며 좋아하는 바람에 우리는 말을 트게 되었어요.
레지던스 입구에서 제가 "샹가이"라고 부르면 샹가이는 주인인 세발 할머니가 있더라도
빛의 속도로 달려와요. 엄청 애교를 부리고 가지요.
세발 할머니는 샹가이가 아시아 개라면서 아시아인인 나를 알아보고 좋아하는 것 같다고 하셨어요.
ㅎㅎ 이걸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할머니는 네덜란드에서 10년간 살다 오셔서 영어와 네덜란드어를 할 줄 아세요.
저와는 영어로 이야기하지만 현지에 살면 그 나라 언어를 금방 배울 수 있다면서 여기 사는 동안 꼭 터키어를 배우라고 당부하셨답니다.
저의 이 당부를 첫 번째 터키인 친구, 젊은 세발과 함께 꾸준히 실천하고 있지요. 일주일에 한 번씩 그녀와 차를 마시며 터키어를 배우고 있어요.
세발 할머니는 길멍이 인 맥스도 샹가이와 함께 돌보고 계신데요.
맥스는 하얀색 골든 레트리버인데 어쩌다 길거리 개가 되어,우리 레지던스 사람들이 챙겨주는 밥을 먹고 살아요. 레지던스 문지기 멍이입니다.
세발 할머니는 그런 맥스를 위해 물과 밥을 챙겨주고 추운 날이면 집에 데려가서 씻겨서 재워줍니다.
터키인에게 이런 일은 흔해요. 다들 집 근처에서 사는 길멍이를 여유가 되는대로 돌봐줘요.
많이 추운 겨울날엔 쇼핑센터를 개방해서 모든 길멍이들을 재워주는 쇼핑센터 사장님도 봤거든요.
오늘은 다시 터키에 정 가는 이야기를 두런두런해 보았습니다.
저는 이번 주말에 터키 안탈리아 시데에 가요.
이유는? 축덕이신 남편이 써포터즈로 활동했던 수원 삼성팀이 시데에 전지훈련을 와서 가요.
대한민국 대표팀 말고 실업팀까지 응원하러 갑니다.
신랑은 수원 삼성의 전 선수 사인을 받겠다며 며칠 전부터 수원 삼성 선수복과 유성펜을 찾아,
고이 접어 케리어에 담아 놓았더라고요.
저와는 취향이 달라도 너무 다른 그와 아들까지 세트로 보내놓고 저는 호텔에서 글을 쓸까 생각 중입니다.
다녀와서 시데 이야기 올려 볼게요.
구독자님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