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마치며.
지금까지 필자는 현행 입시제도의 틀 안에서 부모가 해야 할 말들과 일들 그리고 필요한 정보를 담아 두었다. 이 과정에서 때로는 교육학적 지식과 심리학적 지식 그리고 화용론과 현행 입시 제도에 대한 지식을 최대한 쉬운 언어로 표현하고자 노력하였다. 물론 결과는 창피할 정도지만 말이다.
하지만 여러분은 이 어수룩한 국어 강사가 부끄러운 필력으로나마 글을 쓰게 된 이유를 알아 주시길 바란다. 이 땅에는 무고하게 고통 받는 아이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 필자가 학교가 아니라 학원에 남게 된 것도, 학교는 아이를 맡게 되는 시간이 기껏해야 1년 남짓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책을 통해 여러분들, 그러니까 이 땅의 부모님들이 조금이라도 변화하여 고통 받는 아이들이 줄어들기를 희망한다. 아이들은 죄가 없다. 아이들은 그저 여러분 자녀로 태어났을 뿐이다. 여러분 자녀는 여러분의 소유가 아니라 한 명의 인간이다. 인간은 당연하게 행복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현행 입시 제도가 주는 부담감은 부모도 자녀도 고통으로만 밀어 넣고 있는 것 같아 슬픈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여러분들은 이 가혹한 환경 속에서도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필자는 여러분들이 아이들을 공부시키는 이유를 믿는다. 그 이유의 순수함과 서글플 정도의 욕심을 이해한다.
그것은 아마, 여러분의 자녀만은 여러분들이 겪은 고통을 느끼지 않길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우리 부모세대는 너무도 힘든 세대였다. IMF는 물론이거니와 엄청나게 치열한 입시 제도, 학교에서의 체벌, 지나칠 정도의 학벌주의가 여러분의 세대에는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세상을 살아가며 '공부'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정말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감히 헤아려 보자면, 여러분이 아이를 이토록 열심히 공부시키는 이유는 아마, "우리 아이만은 실패한 채 성인이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었을 게다.
하지만 어떤 마음도, 서툰 표현으로는 잘 와닿지가 않는다. 그러니 여러분은 책에서 소개한 내용을 통해 여러분의 진심을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 주시길 바란다.
이상으로 300여 명의 학생들 그 중에서도 280여 명이 넘는 남학생을 다룬 강사의 어설픈 강의를 마친다. 긴 글을 읽는 동안, 모쪼록 지루하지만은 않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