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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로에게 빛이 될 수 있다면

나에게로의 초대 (박기영, 조유진 / 복면가왕)

by 레몬트리
동화-삶의 모든 색 中

"우리는 뭔가를 찾아요"

"아마도 찾은 것 같아요"

"세상에, 얼마나 기쁜 일인가요!"

"사랑하는 그 한 사람을 찾는다는 것은"

"그러나 곧 일상이 시작되면"

"두 사람은 보폭을 맞추어 걸어야 해요."

"어쩌면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어요"

"아니면 영원히 함께 할 수도 있겠죠"


최근에 선물 받은 <삶의 모든 색>이라는 동화책 속의 일부분이에요.


기적처럼, 운명처럼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고, 동시에 서로에게 마음이 향하는 것.

얼마나 기쁜 일이고 행운인가요.

그런 서로가 마음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벅차오르고 설레고, 몽글몽글하고 어지럽죠.

사랑이란.


하지만 사랑 - 그 시작은 운명과 기적이지만, 그 완성은 인내와 노력인 것 같아요.

함께 같은 방향을 보고, 서로의 보폭을 맞춰야 어느 한 사람이 지치거나, 어느 한 사람이 외롭지 않겠죠.


아이가 걸음마를 시작할 때를 떠올려 보세요.

아이와 손잡고 함께 걸음마를 하면서 엄마 아빠 본인들의 걷는 법은 다 잊은 듯, 아이의 보폭과 속도에 맞춰 "하나, 둘, 하나, 둘"하며 종종걸음으로 아이의 걸음마를 응원했던 그 마음.


학교 운동회 때 2인3각 이어달리기를 하면, 누구 하나 달리기를 잘하는 친구가 있다고 절대 유리하지 않죠.

그저 서로 구령에 맞춰 "왼발, 오른발, 왼발 오른발"하며 같은 목표지점을 바라보며, 옆친구가 넘어지지 않게 어깨를 서로 맞대고 마음을 합쳐 한발 한발 내딛는 게 승리의 관건이었음을.


사랑은 누가 누구에게 일방적으로 맞추거나, 절대적으로 희생하거나, 누구 한 사람만의 마음만 넘칠 듯 충만하다고 되지 않는, 유일하게 "함께의 밸런스- 균형과 조화"가 중요한 영역이라고 생각이 되어요.


보통 주식은 8개의 파란 종목을 2개의 빨간 종목이 수익률을 만회해주기도 하고, 또 시험 성적은 2과목이 폭망해도 8과목의 선전이 좋은 성적을 유지해 주기도 해서, 꼭 모든 구성이 똑같이 균형을 이루지 못해도 (다소 밸런스가 무너진 편중된 상황이라도) 결과물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게 가능하죠.

하지만 유일하게 '사랑'의 영역은 한 사람이 9의 마음을 가져도 다른 한 사람이 1의 마음만 가지고는 사랑의 결과물이나 평균값을 논하기 이전에 관계 자체가 유지될 수 없는 '두 사람의 밸런스'가 중요한 영역이에요.


서로를 인정해 주고, 받아들인다는 건,

물론 너의 좋은 점, 멋진 구석을 어여삐 여기는 건 절로 당연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나와 다른 너를 존중하고 그런 너의 모습 그대로를 지켜주기 위해 내가 인내하는 것도 필요하고, 반대로 나를 위해 인내하는 상대를 위해 나 스스로도 조금 낯설지만 그(그녀)를 위해 달라진 나를 만들어가는 노력이라고 생각돼요.

그래야만 시소를 탈 때 오르고 내리는 것처럼 타이밍 좋게 우리가 함께 맞이할 희로애락, 감정의 균형을 맞출 수 있고, 배드민턴을 칠 때처럼 주거니 받거니 하며 호흡을 잘 맞춰 서로의 마음을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고, 밤을 지새고 아침을 맞이하듯 겨울을 보내고 봄을 기다리듯, 함께 시간을 맞이하고 보내며 추억을 쌓을 수 있지요.

오롯이 같은 마음, 같은 온도로.


어떤 이들이 사랑은 결이 같은 사람끼리 만나 편안함과 행복을 느끼는 것이라고도 정의하죠. 사랑을 해석하는 방식은 각자 다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제 경험으론 사랑은 나와 다른 사람과 만났을 때 서로의 매력을 느끼고, 궁금하고, 불꽃이 튀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요.

내가 가지지 못한 그의 매력을 보며 나의 이상향을 충족시키며, 서로의 부족한 면 - 결핍을 채우며 그로 인해 충만함을 느끼고, 또 한편으로는 서로 다른 모난 부분은 함께 깎아내는 아픔도 극복하며, 그렇게 완성체로 만들고 다듬어 가는 과정이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마치 음식으로 치면 피자에 콜라, 매운 김치찌개에 계란찜처럼 완전 다른 맛의 음식이 더 맛깔스럽고 조화롭게, 질리지 않는 맛있는 식탁을 만들어주는 것처럼요.

그래서 아마 그 옛날의 시크한 철학자 니체도 "사랑이란 서로의 차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닌, 그 차이를 사랑하는 것이다"라고 했겠지요?

니체의 말 中



연휴에 일과 관련해서 도움받을 일이 있어 사무실 근처에서 저녁 식사 약속이 있었어요.

알고 간 건 아니었지만, 가서 보니 얼마 전 가수 박기영이 모 프로그램에서 깜짝 라이브를 하던 장소로 최근에 유명해진 LP bar였더라고요.


다녀와서 이곳에서 공연을 했던 프로그램을 찾아서 보게 되었는데, 수많은 명곡이 있었지만,

그중 저는 오늘 이야기를 생각하며, 이번 글은 아!! 이곡이다!! 생각했어요

<나에게로 초대>


환상 속에 있어 다가설 수 없는 나에게 너를 보여줘

조금만 다가서도 멀어지는 나의 사랑 나의 꿈

너에게 나를 맞춰가고 있다 말하지 마

나에게 너를 초대할 뿐이야


신비로운 너의 모습 나에게는 사랑인걸

조금씩 다가오는 널 느낄수록

신비로운 너의 모습 나에게는 사랑인걸

조금씩 멈춰지는 시간 속에 널


어둠 속에 빛처럼 My Love

다가설 수 없는 너를 내게 보여줘

어둠 속의 한줄기 빛처럼 느껴 My Love

사랑하는 너를 모두 느낄 수 있어

어둠 속의 빛처럼

(중략)

너를 기다리는 나의 아름다웠던

시간 속에 널 그리워 My Love

사랑하고 싶은 너를 내게

어둠 속의 한줄기 빛처럼 느껴 My Love

사랑하는 너를 모두 느낄 수 있어

슬픈 나의 사랑을


사랑하며, 조금씩 다가오는 네가 신비롭고, 궁금하고, 더 깊이 알고 싶지만,

섣불리 다가설 수 없는 조심스러운 마음

하지만 서로에게 억지로 맞춰가는 것이 아닌,

무조건적인 소유를 주장하는 것이 아닌,

서로의 삶에, 서로의 마음에 '초대'를 한다는 표현으로

조심스럽게 보고, 알아가고, 느끼는 과정 - 사랑.

다른 사람은 알지 못하는 서로를 보여주며,

이윽고, 서로에게 빛이 되고 싶은 소망.

참으로 조심스럽고, 곱고, 애틋한 마음 아닐까 싶어요.


우리가 서로에게 빛이 될 수 있다면,

그런 고운 눈을 가진 이라면,

"당신을, 나에게로 초대합니다."




※원곡을 들으시려면

https://youtu.be/z2kwLlxv_10?si=dGFt8tbWcBygSt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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