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옛날 육아일기
지난 며칠 눈이 엄청 왔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 기간 동안 아기새는 기말고사 기간이었고,
그렇지 않더라도 이제는 눈이온 다고 엄마 손을 끌고 나갈 시기는 지나버렸지만
첫눈이 오면 아파트 단지 곳곳엔
아이들과 부모들이 만들어놓은 첫눈의 추억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지나가다 보니, 아 예전에 나 한밤에 루돌프처럼, 썰매개처럼 썰매 끌던 시절이 생각나서
오랜만에 옛날 육아일기 찾아 봄 ㅋㅋ
2017년 12월 21일 (아기새 초1) 때 일기
눈이 와서 급벙
퇴근길 종종걸음
도착하자마자
"썰매 타자 옷 입어 "
아기새 입이 귀에 걸렸네.
올해도 어김없이 루돌프 엄마는
썰매를 끌고 ㅋ
그런데 올해는
몇 발자국이긴 해도
아기새도 엄마 끌어준다 ㅎㅎ
눈이 소복하게 쌓여 밟지 않은 눈을 썰매자국 발자국 남겨가며
끌고 뛰고 뒹구는 재미에
한밤중에 아파트 떠나가라 웃음소리가 ㅋ
쉿!! 조용조용 키득키득 웃음을 쿡 참아내며 우리만의 행복이 번지는 시간
동심이 살아있는 우리 단지
여기저기 눈사람들이
보여서 우린 다 만들어놓은 눈사람들 사이에서
낭만과 추억 공짜로 얻은 듯 ^^
이렇게
겨울이 깊어가고
오늘 밤도 깊어가고
너와 나의 마음도
더
깊어간다.
하지만 돌아와 사랑스러운 땀내 풍기는 너를 씻기고
머리를 말려주며 속으로 마음이 많이 아리고 아팠다.
혹시나 지나가며 아빠들이 끌어주는 썰매 타는 친구들을 바라보며 부러워하진 않았을지
혹시나 우리 눈사람은 작아서 괜히 속상하진 않았을지
혹시나 엄마 오는 퇴근 시간까지 눈이 녹아버릴까 노심초사 애가 타진 않았을지
엄마는 미안하고 또 미안해서 더 큰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주며
내 마음에 눈물을 말리듯, 젖은 너의 머리를 말려주었는데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우리 코코는 한껏 신이 나서 행복한 모습으로 잠이 들었다.
- 어미새의 옛날 육아일기 -
아, 옛날 일기 들춰보면
왜 이렇게
슬프고 예쁘고 대견하지? ㅋㅋㅋ
우리 아기새랑 나 스스로 칭찬해 ㅋㅋㅋ
아 저 때 진짜 한밤중에 땀나도록 열심히 썰매 끌어줬는데 ㅋㅋㅋㅋㅋ
집에 돌아오면 몸이 힘든 것보다 마음이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는 눈이 오면 예전처럼 썰매를 끌 일도
눈사람을 만들어야 할 일도 없어졌지만
다른 집 눈사람만 봐도 옛날 추억이 떠오르고,
함께 했던 그 겨울의 썰매와 젊은 날의 엄마루돌프가 생각난다.
아마, 나중에 너도 너의 아기새와 겨울을 맞이할 때 엄마와의 그 겨울이 새삼 뭉클하겠지?
덧) 아직 여전히 썰매를 끌어야 하는 젊은 엄빠들, 응원해요!! 파이팅!!
겨울은 이제...시작입니다...ㅋㅋㅋㅋ
그것도 다 젊었을 때나 할 수 있는 특권이라 생각하면 햄볶으실꺼예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