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연뮤덕이다. 입덕작은 2016 <쓰릴 미>(Thrill me)다. 별 생각없이 보러갔던 한 페어에 '치여서' 팽팽 회전을 돌았다. 2017년에 두 배우가 같은 역할로 다시 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기 때문에 2019년 돌아온 <쓰릴미>에 대한 걱정이 컸다. 내가 사랑했던 공연이 다시 돌아온다고 했을 때, 미친 듯이 기쁘긴 하지만 한 편으로는 내가 사랑했던 그 느낌을 그대로 받을 수 있을까 싶기 때문에. 게다가 연출, 음감 모두 바꾼다고 했으니, 새로운 <쓰릴미>를 갈구했음에도 (몇 년 간 세트와 연출이 지나치게 똑같아 '복붙쓸'로 비판받았다.) 완전 새롭게 온다고 했을 때 우려가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제일 걱정스러웠던 건 범죄 미화와 범죄 재현과 관련된 문제였다. 최근 한국에서 있었던 사건과 <쓰릴미>의 실제 사건이 너무도 유사했기 때문에,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쓰릴미를 두고 많은 논란이 있었고 필자도 거기에 공감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우려했던 대로, <쓰릴 미>가 개막하고 극불호 후기가 미친 듯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이전 <쓰릴미>를 봐온 관객들에게 새로운 쓰릴미가 낯설어서가 아니라, 정말 모든 게 별로라서. 관객과의 대화를 급하게 열어 연출과 음악감독이 자신의 의도를 관객들에게 '해명'하고, 극 초반을 본 관객들에게 50% 할인쿠폰을 주기까지 했다.(사실상 프리뷰 기간을 나중에 만든 셈.) 이를 지켜보면서 시간이 좀 지나고 '호 후기'가 많아지는 시기에 가야지, 하면서 기다렸고 얼마 전 다녀왔다. 공연을 보면서, 그리고 공연이 끝난 후 생각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이 공연을 사랑할 수 없구나.
사랑했던 공연,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는 공연.
내가 더 이상 쓰릴미를 사랑할 수 없게 된 이유는 단 한 가지다. 하지만 그 전에, 이번 쓰릴미에 대해 불호후기를 먼저 남기려고 한다. 공연을 보면서 극 개막 초반에 느꼈던 많은 관객들의 생각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왜 그토록 창작진(연출과 음악감독)이 비판받았는지를 말이다. 게다가 이에 영향을 받은 듯 보이는 배우의 문제까지. 내가 사랑할 수 없고 말고를 떠나서 아주 많은 것이 변화된 공연에서 수없이 많은 불호포인트들이 눈에 보였기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이 아주 많은 상태다. 그래서 브런치에서 글을 쓰기 시작한 뒤 처음으로, 세 번에 나눠서 쓰릴미에 대한 글을 쓰고자 한다. 1편은 프롤로그, 2편은 불호후기(창작진과 배우), 3편은 <쓰릴 미>를 내가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