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관심이 모여 나만의 관점이 된다.
지금까지 총 8가지 섹션을 통해 팝업스토어 기획에 관련된 정보들을 함께 알아보았습니다. 팝업스토어의 개요를 기획하는 단계부터 프로그램 기획, 굿즈 제작 등 전반적으로 진행되는 업무 아래에 가장 간단한 내용들을 다루었는데요. 실무로 들어가게 된다면 전시나 소재, 사용하는 색상 등 생각보다 훨씬 많은 기획 업무와 고려해야 할 점들, 그리고 협의되어야 하는 순간들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팝업스토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약간의 과장을 더해 1,000번 이상의 결정사항들이 생기게 되기 마련입니다. 정답이 없는 상황에서 기획자들은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뇌에서 즙을 짜내는 듯한 고민들을 하게 됩니다. 여러 명의 기획자가 모여 서로 뇌즙을 짜는 순간들이 모여 하나의 팝업스토어가 만들어진다고 볼 수 있죠. 고민의 순간들은 생각지도 못한 순간들에서 찾아오곤 합니다. 간판은 어떻게 보여줄 것 인지, 문은 미닫이로 할 건지 여닫이로 할 건 지, 또 프로그램 데스크는 몇 cm 정도 튀어나오게 할 건 지 등등이 있죠.
수많은 팝업스토어를 방문하다 보면 "어 이곳은 뭔가 다르다."라는 느낌을 받으신 곳이 있을 겁니다. 안내문을 세심하게 배치하거나, 설명 없이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 등 기획자의 관점이 도드라진 공간을 경험할 때 센스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을 하곤 하죠. 기획자의 관점이 잘 반영된 공간일수록 그 팝업스토어는 더욱 밀도 있어집니다. 기획자의 관점은 어떻게 쌓을 수 있을까요? 사실 답은 굉장히 간단합니다. 근육을 키우려면 좋은 것을 먹고(인풋) 주기적으로 웨이트(아웃풋)를 해야 하듯이 공간기획자로써의 관점의 근육을 키우려면 좋은 곳들이나 감도 높은 곳들을 많이 방문(인풋)하고, 왜 좋았는지 어떤 점들이 좋았는지 기록(아웃풋)하는 겁니다. 인풋과 아웃풋의 반복이 관점의 근육을 키우는 거죠. 간단한 진리입니다.
기록의 방법도 기획자의 성격을 반영하듯 모두 다른데요. 저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선 팝업스토어에 한정 짓지 않고 다양한 감도 높은 공간을 둘러봅니다. 좋다고 생각하는 공간의 경우, 사진을 찍고 각 공간별로 블로그를 업로드하거나, 브런치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기록에서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내가 이 공간에서 어떤 점이 좋았지?."라고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굿즈가 이쁘다거나, 프로그램이 신박한 것도 관점에 포함되겠지만 저는 공간의 콘셉트와 현장의 분위기, 그리고 집기류들도 함께 보는 편입니다. 내가 왜 이 공간을 좋다고 생각했는지, 그럼에도 개선하면 좋을 점은 어떤 게 있을지 적어보는 거죠.
이렇게 어떤 점이 좋은 지를 정리해서 남겨두면 제가 나중에 기획할 때 이런 점은 고려되면 좋겠다를 내가 쓴 글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상세 글이 궁금하시다면 여기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내가 감각을 키우겠다는 관심을 통해 글이 쌓이면 내 관점이 되고, 관점이 쌓이면 감각이 됩니다. 감각은 사라지지 않게 계속 단련해야 합니다.
또한 공간에 대한 레퍼런스를 찾을 때는 핀터레스트를 뒤지거나, 노트폴리오에서 비슷한 무드나 감도 높은 사진들을 찾곤 합니다. 핀터레스트의 장점은 한 가지 무드의 사진을 찾으면 비슷한 사진들을 모아서 보여준다는 데에 있습니다. 복사 붙여 넣기를 하는 느낌의 전시를 할 수 없으니 비슷한 무드의 전시 아이디어를 조합하여 우리 브랜드만의 전시 무드를 만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각각의 소재와 무드에 맞게 나만의 컬렉션을 만들어둔다면 나중에 무드에 맞는 레퍼런스를 찾을 때도 용이합니다.
온오프라인에서의 적절한 인풋과 그것을 남기려는 아웃풋의 반복은 결국 나만의 감도가 됩니다. 나만의 감도가 생긴다는 것은 왜 이게 좋은 지, 그리고 왜 이게 별로인 지 판단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인데요. 나만의 감각을 형성하게 된다면, 팝업스토어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콘텐츠인 세상에서 나만의 차별적인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