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제121조, "임의대리인의 복대리인선임의 책임"

제121조(임의대리인의 복대리인선임의 책임) ① 전조의 규정에 의하여 대리인이 복대리인을 선임한 때에는 본인에게 대하여 그 선임감독에 관한 책임이 있다.
② 대리인이 본인의 지명에 의하여 복대리인을 선임한 경우에는 그 부적임 또는 불성실함을 알고 본인에게 대한 통지나 그 해임을 태만한 때가 아니면 책임이 없다.

임의대리인이 복대리인을 선임하였을 때에는, 어느 정도 책임을 지울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제120조에서 공부한 바와 같이 임의대리인은 자기 마음대로 복대리인을 선임한 것은 아니고 '본인의 승낙'(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을 거쳐서 선임한 것이기 때문에, 무제한으로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고 복대리인의 선임과 감독에 관해서만 책임을 지면 됩니다.

예를 들어 '복대리인'이 일을 대충 하는 것을 알면서도 '임의대리인'이 그것을 제대로 감독하지 않아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합시다. 이 경우에는 임의대리인은 제121조제1항에 따라 본인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합니다. 또한, 적임이 아닌 사람을 복대리인으로 선임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에도 책임을 지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임의)대리인이 복대리인을 선임한 것은 맞는데, 형식상으로 대리인이 한 것이고 실제로는 '본인'이 지명한 사람을 선임한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철수가 대리인인 영희에게, "너가 바빠 보이니 복대리인을 쓰도록 해. 그런데 옆집에 사는 민수가 참 성격도 좋고 일도 잘 하더군. 민수를 복대리인으로 쓰면 되겠어."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영희가 민수를 복대리인으로 선임하였다면, 영희는 제121조제1항에서보다 좀 더 '작은' 책임을 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제2항에서는 대리인이 본인의 지명에 의하여 복대리인을 선임한 때에는 복대리인의 문제를 뻔히 알면서도 본인에게 그걸 말하지 않은 정도의 큰 잘못에 대해서만 책임을 지면 됩니다. 제1항에 비해서 책임의 크기가 현저히 작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법학은 상식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선택에 따라 책임을 지는 것이지요.

지금까지는 임의대리인의 복임권과 복대리에 대하여 공부하였습니다.

내일부터는 법정대리인의 복임권에 대하여 공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