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제167조, "소멸시효의 소급효"

by 법과의 만남
제167조(소멸시효의 소급효) 소멸시효는 그 기산일에 소급하여 효력이 생긴다.


소멸시효가 완성되면, 그로 인하여 권리는 소멸합니다. 그런데 제167조는 소멸시효가 그 기산일로 소급하여 효력이 생긴다고 하여, 기산일로 돌아가 그 시점에 권리가 소멸한 것으로 본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조문을 두고 있을까요? 생각해 봅시다. 만약 소급효를 인정하지 않게 되면 여러 가지 번거로운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철수는 삼겹살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장입니다. 그런데 2019년 1월 1일 영희가 철수의 가게에 와서 삼겹살을 12인분이나 먹어 놓고는 돈을 내지 않았습니다. 이 경우 철수는 영희가 먹은 삼겹살 12인분의 금액에 해당하는 채권을 갖게 됩니다.


영희는 철수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2019년 1월 10일에 돈을 갚겠다고 합니다. 철수는 그 말을 믿을 수 없어 1월 10일이 지나도 갚지 않으면 이자까지 쳐서 받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영희는 돈을 갚지 않았고, 철수는 사업이 바빠 그만 그 채권을 까맣게 잊어버렸습니다.


철수의 채권은 음식점에서의 음식료에 대한 채권이기 때문에 제164조제1호에 해당하여(기억이 안 나시면 복습하고 오셔도 좋습니다), 1년의 단기소멸시효에 걸리는 채권입니다. 그러면 일단 소멸시효의 기산점은 '철수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이므로 돈을 받기로 한 2019년 1월 10일이 되며, 우리가 공부한 바에 따르면 기간이 오전 0시에서 시작하지 않는 한은 초일을 불산입하므로(제157조 참조) 2019년 1월 11일 0시부터 기간이 시작되게 됩니다.


단기소멸시효는 1년이므로, 역에 의한 계산(제160조 복습)을 하게 되면 2020년 1월 11일의 전일인 2020년 1월 10일로 기간이 만료되게 됩니다(제160조제2항 참조). 즉, 2020년 1월 10일 24시가 경과하게 되면 철수의 채권은 2019년 1월 10일로 돌아가 소급하여 소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여기서 소멸시효의 소급효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여 버리면, 철수의 채권은 2020년 1월 10일 24시에 소멸하게 되고, 그러면 철수가 받기로 했던 '이자'는 여전히 남아 있게 됩니다. 음식값에 관한 채권은 소멸했는데 1년간 받기로 했던 이자의 문제가 남게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되면 문제가 복잡해집니다.


그래서 우리 민법은 소멸시효의 소급효를 인정하여 줌으로써, 이러한 이자의 문제 같은 것들도 말끔히 없애 버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내일은 소멸시효의 중단과 그 사유에 대하여 공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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