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조(이사의 임무해태) 이사가 그 임무를 해태한 때에는 그 이사는 법인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
‘해태’(懈怠), 쓸데없이 어려운 단어입니다. 한자로는 게으를 해(懈), 게으를 태(怠)를 씁니다. 겁나게 게으르다는 뜻이지요. 민법에는 좀 옛날 단어들이 많이 있기는 합니다. 여하튼 제65조에서는 이사가 그 임무를 게을리한 경우를 규율하고 있습니다.
법인의 이사가 자신의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게으름을 피워 법인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해봅시다. 이 경우 법인은 당연히 이사에 대해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우리가 공부한 제61조에서는 이사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직무를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는 점, 기억나실 겁니다.
그런데 제65조에서는 그냥 책임이 있다고 하지 않고, ‘연대’하여 책임이 있다고 합니다. 연대라는 표현이 사실 처음 나온 것은 아닙니다. 제35조를 다시 살펴볼까요?
제35조(법인의 불법행위능력) ①법인은 이사 기타 대표자가 그 직무에 관하여 타인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사 기타 대표자는 이로 인하여 자기의 손해배상책임을 면하지 못한다.
②법인의 목적범위외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그 사항의 의결에 찬성하거나 그 의결을 집행한 사원, 이사 및 기타 대표자가 연대하여 배상하여야 한다.
제35조제2항에서는 ‘연대하여 배상’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사실 이 내용은 연대채무의 개념과 부진정연대채무의 개념, 다수당사자의 채권관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지금 여기서 모두 다루기에는 조금 양이 많으니 간단하게만 살펴보겠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법인의 이사는 1명이 아니라 여러 명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사가 1명만 있고, 그 이사가 임무를 해태한 경우에는 그 이사만 손해배상책임을 지면 되니까 간단합니다. 하지만 이사가 여러 명이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이런 경우에 ‘연대’의 개념이 필요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이사가 A, B, C, D, E 5명인데 이 중 A와 B만 임무를 해태했고, 나머지 이사 3명은 정상적으로 업무를 처리했다고 해봅시다. 이런 경우, 제65조에 따르면 임무를 해태한 A와 B가 ‘연대’해서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됩니다.
*그런데 사실 ‘연대’라고만 되어 있어서 제65조에 따른 이사의 손해배상책임이 마치 연대채무인 것처럼 되어 있지만, 학설은 이를 부진정연대채무로 해석하고 있습니다(김준호, 2017). 부진정연대채무는 연대채무와 달리 채무자 간에 주관적 공동관계가 없는 등 차이점이 있습니다. 상세한 내용은 교과서를 참조하시고, 나중에 다수당사자 채권관계에서 좀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연대채무 및 부진정연대채무의 개념을 꼭 알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민법 교과서의 채권편을 참조하시고, 여기서는 그냥 여러 명의 이사가 게으름을 피워 법인에게 손해를 끼친 때에는 연대하여 책임을 지도록 한다는 정도로만 이해하고 넘어가시면 되겠습니다.
내일은 법인의 또 다른 기관, 감사에 대해서 공부하겠습니다.
*참고문헌
김준호, 「민법강의(제23판)」, 법문사, 2017, 1288면.
19.8.6. 작성
22.11.17.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