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63)
고론 시티 입구에는 꽤나 건장한 고론족 한 명이 무시무시한 무기를 들고 서 있었다. 그는 나를 보자마자 이렇게 말해서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잘 왔다, 링크!"
뭐라고...?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았지?
"어떻게 그걸....?"
하지만 그는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았는지에 대한 대답을 하지 않고 나의 안부를 물었다.
"그런 것보다 너, 아까 그 화산탄 괜찮았어고로?"
고론 시티 입구에 다다를 때 내 위 머리에서 쏟아진 화산탄을 그도 봤던 모양이었다.
괜찮았다고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다행이라는 듯 웃다가 바로 얼굴을 구기며 투덜댔다.
"넌 별 피해 없어 보여 다행이다. 그치만 문제야... 저 화산탄 때문에 손님이 줄어서, 영걸님 놀이라도 안 하면 심심해서 말야..."
영걸님 놀이? 가 뭐지 싶은 나의 눈빛을 읽었는지 그는 영걸님 놀이를 하느라 나를 링크라 불렀다고 알려 주었다. 100년 전 고론 시티의 영걸은 다르케르였고 그와 함께 싸운 링크는 하일리아인이라고 알려주었다. 내가 하일리아인이기 때문에 링크라 부른 거구나 싶어 웃음이 나왔다. 나를 알고 한 말은 아니었구나 싶어 약간 안심이 되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좀 이상하다. 예전에는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어 쓸쓸했다는 생각도 했는데, 이젠 나를 알아보면 부담되는 기분도 있네.
옛일이 궁금하다면 자세한 건 안쪽에 있는 반장에게 물어보라고 친절히 알려주는 그의 이름이 궁금해서 이름을 물었다.
"나..? 나는 쿠크렌...그나저나 너는 이 열기 속에 어쩌다 여기까지 왔어?"
"신수를 조사하러..."
그는 내가 신수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자 약간 곤란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말을 고쳐서, 이렇게 둘러댔다.
"사실은 장사하러 왔어."
그러자 쿠크렌은 약간 아리송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어라? 방금 신수라고 한 것 같은데...' 라고 속으로 중얼댔다. 하지만 이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씨익 웃으며 응수했다.
"장사고로 말이지...? 확실히 예나 지금이나 고론 시티에선 보석을 캐기 쉬워고로.."
"하지만 우리한테 보석 따윈 그저 딱딱하고 맛없는 먹을 거 고로."
그러고 보니 어디선가 고론족은 바위를 먹고 산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기도 하다? 어디서 들었더라? 어쨌든 쿠크렌은 보석이 고론족에게는 별 쓸모 없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종족에게 보석을 파는 것이 돈이 된다는 말을 이어갔다.
"그런 보석을 기꺼이 사 주는 부족이 있어고로... 그래서 반장이랑 고론 시티는 제법 벌이가 된다는 것 같아고로!"
고론 시티에서는 보석을 사고 파는 것이 자유로울 수도 있겠구나.. 의외의 정보를 얻었다. 나는 쿠크렌과 작별을 고하고 고론 시티 안으로 들어갔다. 방염 물약을 먹었지만, 시티 안이라고 해서 좀 더 열기로부터 안전한 느낌은 없었다. 오히려 더 덥고 뜨겁게 느껴지는 곳...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는 나를 보더니 왠 고론족이 내게 말을 걸었다.
"여행자고로? 그럼 좋은 곳을 소개해 줄게고로. 따라와고로."
호객행위인가? 뭐지? 싶었지만 좋은 곳이라고 하니 일단 따라갔다. 그는 나를 방어구점으로 데리고 갔다. 원래 고론시티는 이렇게까지 뜨겁지는 않았는데, 갑자기 나타난 신수 바.루다니아 때문에 이곳까지 열기가 상당해져서 여행자들에게는 내화 장비가 필수라는 설명을 들었다.
고론족보다 열기에 약한 하일리아인이니 이런 곳을 소개해 주는 거구나 싶어 나는 안으로 들어갔다. 바위 굴 같은 방어구점 안에는 딱 한 가지의 세트를 팔고 있었다. 그건 바로... 돌갑옷 세트.
신수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언제까지나 방염 물약에만 의지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여기가 데스마운틴으로 올라가는 능선의 50%도 안 올라온 셈인데 이렇게나 뜨겁다면, 앞으로는 더 뜨거워질 터... 돌갑옷 세트를 살펴보니 불꽃 가드가 3단계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나는 그간 모았던 돈을 털어 돌갑옷 세트를 구매했다. 돌갑옷과 돌신은 그래도 그럭저럭 감당할 만한 금액인데 돌투구는.. 2,000루피? 돌투구만 왜 이렇게 비싼 거지? 관광지라 그런 걸까?
그렇게 돌투구 세트를 마련한 후 밖으로 나왔다. 뜨거운 용암이 사방에서 흘러내리는 고론 시티... 이제 반장을 찾아야 하는데, 반장이란 사람은 어디에 있으려나? 이름이 뭐라고 했더라?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며 지나가는데, 왠 허연 수염을 길게 드리운 고론족이 매우 곤란한 얼굴을 하고 서 있었다. 한눈에 봐도 다른 고론족과는 힘이 상당히 달라 보였고, 위엄이 있었다. 혹시 저 고론족이....?
가까이 다가가 그에게 말을 걸었다.
"저...."
그런데 그는 나의 말엔 아랑곳하지 않고 허공을 바라보며 대뜸 성을 내며 으르렁거렸다.
"제기랄! 루다니아 이놈!!"
"왜 그러세요?"
그가 성을 내는 이유가 궁금해 나는 연유를 물었다. 신수의 이름을 거침없이 내뱉으며 화를 내다니... 아무래도 곤란해서 그런 거긴 하겠지만....그러자 그는 나를 바라보더니 차분히 설명을 시작했다.
"요즘 .. 루다니아가 날뛰어서 데스마운틴의 분화가 잦아졌어..."
고개를 갸우뚱하는 내 눈빛을 읽은 그는 데스마운틴 정상을 가리키며 말했다.
"루다니아라는 건 저기 저놈이야...100년 전엔 우리의 수호신이었다는데... 저놈 때문에 채굴도 못하고 손님은 줄어들고... 아주 미치겠어!"
흠... 나는 그의 앞으로 몇 발자국 더 다가가 말을 들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그는 꽤 나이가 들었다.
"몇 번이나 대포로 분화구까지 쫓아내도... 다~~~시~~~ 기어 나온단 말이지!!!"
그는 꽤 거침없이 말을 하는 성격인 것 같았고, 흥분도 잘 했다. 하지만 그렇게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다 보니 어딘가 불편해진 것 같았다. 말을 하다 말고 그는 갑자기 허리 주변을 쓰다듬으며 신음 소리를 냈다.
"윽....!"
아무래도 몸이 불편한 것 같았다.
"괜찮으세요?"
내가 물어보자 그는 통증으로 일그러진 얼굴을 펴지 못하고 끙끙댔다.
"으... 요통이 좀...."
그는 허리를 쓰다듬다 통증이 좀 가라앉았는지 한숨을 한번 쉬더니 갑자기 나를 정면으로 응시했다.
"아니, 그보다 너는 누구냐?"
"여행자예요."
내가 누구든 그건 이 사람에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 대충 둘러댔다.
"그래.. 일부러 나한테 인사하러 온 거냐?!"
그러더니 그는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내 이름은 브루도! 우는 아이도 뚝 그친다는 고론 조합 반장 브루도는 바로 날 말하는 거지!"
아하... 이 분이 그 반장이라는 분이구나! 그럼 이 분에게 신수 이야기를 꺼낼까...? 살짝 망설이는 내게 그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지금부터 또 루다니아를 쫓아내러 갈 건데 허리가 아파서 말야...아우.. 그나저나 윤돌 이놈 얼른 안 돌아오고 뭐 하는 거야...?"
"윤돌?"
"윤돌은 항상 나와 함께 루다니아를 쫓아내는 젊은 놈이지. 북쪽 폐광에 허리 진통제를 가지러 갔는데 여태껏 안 돌아왔어."
그렇게 대답하는 브루도는 통증이 계속되는지 고통스러운 얼굴로 다시 중얼거렸다.
'윤돌.. 이놈... 어딜 싸돌아다니는거야..?'
내가 계속 그 앞에 서 있자, 그는 내게 뭔가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어이 형씨, 혹시 윤돌을 보면 내가 찾는다고 전해 줘."
내가 여행자라 했으니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윤돌을 만날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윤돌이라... 일단 나도 윤돌을 찾아야, 루다니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브루도와 윤돌이 함께 루다니아를 진정시킬 수 있다 했으니, 루다니아가 가만히 있어야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겠지?
그는 정말 미안하다는 얼굴로 내게 부탁했다.
"미안하지만... 부탁하네... "
그리고는 요통이 계속되는지 얼굴을 일그러뜨리고는 허리를 다시 쓰다듬었다.
반장 브루도와 이야기를 마친 나는, 북쪽 폐광을 찾아 나섰다. 윤돌을 얼마나 빨리 찾느냐가 이번 마을의 일을 해결하는데 중요한 키가 될 것 같았다. 고론 시티 안의 여기저기를 돌아보다, 북쪽 폐광을 안내하는 팻말을 찾았다.
팻말 옆에 여신상이 있어 그간 사당에서 모은 극복의 증표를 가지고 생명력을 늘렸다. 이제 뭔가 전보다는 다른 힘이 느껴지는 기분이 들었다.
시티를 떠나면서 고론 시티에서 마련한 방어구를 모두 갖춰 입었다. 좀 답답한 기분이 들었고 생각보다 돌갑옷이 무거웠지만, 뜨거운 기분은 확실히 방어해주어 안심이 되었다. 시티 위로 가는 길 주변은 모두 펄펄 끓는 용암! 그런데... 그 용암 사이에 사당이 우뚝 솟아 있었다.
흔들리는 불꽃-이라는 미션이 있는 '시모.이토세의 사당'에서는 기쁘게도 '바위 크러셔'를 얻었다. 고론 시티 입구에 있는 문지기 쿠크렌이 들고 있었던 그 무기 말이다. 꽤 튼튼해 보이고 강한 것 같아 사실 탐났었는데... 바위 크러셔라니! 의외의 쓰임새였다. 이게 있다면 이제, 망치 따위는 필요 없을지도?
지도를 틈틈히 켜 보면서 북쪽 방향을 향해 난 길을 따라 올라갔다. 급한 경사는 없었지만, 용암이 흘러내리는 리는 곳이 많아 주의해야했다. 얼마나 올랐을까 싶은데, 시커 스톤에 지명 알림이 떴다.
'북쪽 폐광'
드디어 목적지에 왔군! 이제 윤돌을 어디서 찾아야 한담? 나는 주변을 돌아보며 고론족이 어디 있을까를 살폈다. 마침 주변에 한 고론족이 서 있기에 그에게 말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