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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어르신의 사랑표현-흑염소탕

by 소망이

오늘은 저희 셀 집사님 한분과 점심식사를 했어요. 교회 양육프로그램 1,3단계로 만나 저는 피후원자, 집사님은 후원자가 되었는데 양육 시작하기 전에 같이 만나서 밥 한 끼 하라고 미션이 주어졌거든요.


저랑 같은 동네 사는 집사님이셔서 근처 추어탕집 갈까요 여쭤봤는데 날도 덥고 학교 출근하느라 힘들 텐데(여름방학이 주말포함 4일이어서 벌써 출근한 지 일주일째입니다) 흑염소탕을 사주고 싶다고 하셨어요.


한 번도 먹어본 적 없지만 음식 가리지 않고 잘 먹는 나의 입맛을 믿고 '네'대답했습니다.


처음엔 걸어가자 하셨어요. 걸어서 한 35분 거리. 이번 주 너무 무더워서 걱정이 됐는데 어르신이 걸으신다는데 스무 살 넘게 어린 제가 힘들다고 하기가 그래서 또 '네'라고 대답했지요.

그런데 다행히 너무 더우니 차로 가자고 하셨어요.


오늘 오전 11시에 만나 차 타고 가니 11시 10분 정도밖에 안 됐는데 벌써 사람들이 많았어요. 한 명 빼고는 다 어르신들이었어요.

저 또한 어르신인 집사님과 함께 자리에 앉았고 흑염소탕을 먹었습니다.


그냥 소고기 같은 느낌의 고기였고, 깻잎이 많아 개운했어요.

갱년기 여성에게 좋고, 빈혈예방에도 좋고, 당뇨에도 좋고 여기저기 좋다고 쓰여 있는 글을 보면서 먹으니 더 맛있고 힘이 나는 것 같았어요.


저희 친정엄마랑 비슷한 연배이신대도 존댓말로 대화를 나누시는 어르신과의 식사. 중복에 햄버거 먹고 지나간 저에게 참 귀한 선물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집사님도 어린이집 선생님을 오래 하셨어서 대화소재에 공통점이 많았어요.


어르신들로 가득 찬 식당에서 어르신과의 식사.


작년 우울증에 걸려 헤맬 때에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 감사하게도 건강해져서 이렇게 친절을 베푸시는 것을 마음껏 받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사실 작년에도 갈비탕 사주신다고 하셨었는데 밖에 나가는 것도, 대화 나누는 것도 모두 힘들어 못 나갔거든요.


진심으로 맛난 흑염소탕을 사주신 집사님의 친절에 먼저 감사하고, 친절을 감사히 받아 누릴 수 있도록 건강해진 저에게도 참 고마운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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