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동'몽(同床'同'夢)
신나게 스노클링을 하고 체크인을 하러 이동했다. 저번 여행 때 차 타고 지나가다가 깔끔한 건물에 쇼핑몰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길래 차를 돌려 구경하러 왔던 곳이었다. 뭔가 젊은 커플들이 기분 내러 오기에 좋은 숙소 같아 다음 여행 때 가보자 하고 돌아왔었다. 우리는 수페리어룸에 묵었고 남편과 내가 둘이 쓰기엔 정말 방이 컸다. 그리고 여긴 전 객실 오션뷰! 생각했던 것보다 가격도 저렴했고 마음에 들었다. 우린 3층을 배정받았는데 수영장 바로 위 방이라 사진 찍기도 너무너무 좋았다.
그리고 호텔 아래와 주변으로 쇼핑할 수 있는 곳들도 있어서 둘러보기 좋았다. 오키나와 로컬브랜드인 카이소우(kaisou) 매장으로 들어가면 발리에서만 볼 수 있다는 티켓투더문(Ticket to the moon) 제품들도 볼 수 있으니 둘러보시길! 아차차! 이 호텔 앞에는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도 있는데 매장 2층 통창뷰도 좋아서 꼭 이 숙소를 묵지 않아도 사람들이 많이들 들리는 곳이다.
그리고 여기 숙소의 하이라이트는 가장 위층에서 오키나와 바다를 보며 힐링할 수 있는 근사한 대욕장이 있다는 것이다. 냉탕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여행 중에 피로 풀기에는 대욕장만한 게 없지 않은가! 나중에 나와서 남편과 나는 내부공간에 대해 공유하다가 남탕, 여탕에 각각 따로 있었지만 열탕에 앉아 이곳 뷰를 보며 '나중에 엄마랑 어머니 모시고 오면 좋겠다..'라는 같은 생각을 했더라. 이곳에 앉아 멋진 풍경을 보고 있자니 사우나, 목욕탕을 좋아하는 엄마 생각이 자연스럽게 났다.
어릴 적 세상만사 꺄르르일적에 매일 주말이면 목욕탕을 가는 게 유일한 취미인 엄마를 보며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엄마 목욕탕 하나 해줄게'라고 말하던 나였다. 그 쾌활했던 꺄르르가 씁쓸한 허허로 바뀐 성인이 되고 나서는 목욕탕을 차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이 드는지 너무나 잘 알기에 목욕탕을 갈 때마다 그 생각을 했던 때의 나의 순수함에 웃음이 나곤 했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개구진 엄마는 나에게 가끔 이렇게 말하곤 한다. "목욕탕 차려준다며~!" 그럴 때마다 난 속으로 말하지 '내 입이 방정이다..'
그런 나의 목욕탕 히스토리 때문에라도 이곳에 오자마자 엄마가 생각난 건 당연지사 아닐까? 비록 이내 몸이 근사한 목욕탕을 차려드리진 못해도 근사한 이곳은 꼭 모시고 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