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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나무 여운 Jun 06. 2024

슬기로운 직장생활의 첫 번째 요건은

메라비언의 법칙


그새 나도 모르게 정이 많이 들었나 보다. 내가 좋아하는 우리 팀에 선생님 한 분이 다음 달에는 옆 사무실 다른 팀으로 옮겨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벌써 서운하다. 그다지 마음을 두지 않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봐. 대체로 차분하고 안정적이면서도 밝고 조화로운 그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나도 모르게 그만 많이 좋았나 보다. 짧은 순간이어도 대화가 되고, 합리적이고도 원만한 의사소통이 되는 구성원들과 함께 일한다는 건 행복한 직장생활을 위해서 정말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새로운 팀원을 계속 구하고 있는데 쉽지 않은 모양이다. 얼마 전에 한 명이 새로 왔는가 싶었더니 이틀 나오고 사라졌다. 아무래도 일이 어려워 보였나 보다. 우리 팀이 그럼 두 자리나 비는 셈이다. 부디 괜찮은 사람이 어서 구해져야 할 텐데.


어제는 우리 팀 선생님 두 분과 환경미화 여사님과 나란히 오붓하게 점심 도시락을 먹었다. 언제나 넉넉하게 싸 오셔서 나눠주시는 여사님의 밑반찬은 인기 최고! 식사를 마치고 나는 늘 하던 습관대로 잠시 산책을 다녀온 후 1층 카페에서 우리 쌤들과 다시 마주쳤다. 나 역시 커피를 주문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때마침 나의 소중한 월급날! 특별히 비싸고 달달한 커피를 나 자신에게 허락했다. 지역화폐로 10프로 할인도 받았다. 내 이야기를 듣더니 쌤들이 막 웃으신다. 급여 업무를 담당하는 쌤이 아직 업무가 밀려 월급 입금을 못 했다며 올라가자마자 얼른 처리해 주겠다고 하신다.


늦게 주문한 내 커피가 나오기를 함께 기다려준 쌤들께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사무실로 올라가는 길에 평소 지켜봐 온 사회복지사 업무에 대한 나의 소회를 밝혔다. 수업을 듣고는 있지만, 쌤들 일하시는 모습 보면 나는 도저히 아무래도 못할 것 같다고.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을 정말 진심으로 우러르고 싶다고 했다. 쌤들이 아니라며 자신들이 더 많이 즐겁게 일하는 모습 보이고 자주 웃겠다며,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도전해 보라고 나를 적극적으로 유혹한다. 서로 한참을 웃다보니 꼬임에 넘어갈 것 같기도 하다. 우리가 주고받는 대화는 잠깐이지만 평소에 오고 가면서 이제 제법 서로를 알게 되고 웃으며 농담을 주고받을 수 있을 만큼 신뢰가 쌓였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이렇듯 표정이나 태도, 어투나 몸짓 등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훨씬 더 많은 것을 전달한다. 이걸 뭐라고 했더라? 수업에서 배운 적이 있는데... 아, 맞다! 메라비언의 법칙이라고 한다.  


가끔 아이돌보미 선생님들의 하소연도 이런 문제에서 비롯될 때가 있다. 내용인즉슨 보호자의 태도가 몹시 불쾌하고 기분이 상한다는 것이다. 말투에도 예의가 담기지 않고 자신을 하대하는 듯한 태도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아이돌보미 선생님들과 환경미화원 여사님들은 대부분 60대 중반에서 70대 초반이시다. 우리 젊은 세대들을 키워내고도 남으신 어른들이시고, 적어도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동등한 관계이다. 존경까지는 아닐지라도 기본적인 존중을 받으셔야 하는 우리와 똑같은 존엄한 존재이다. 한 개인이 사사로이 고용한 직원이 아니다. 그분들도 누군가의 귀한 부모이시다. 내가 우리 사무실이 있는 건물에서 만나는 모든 환경미화 여사님들께 늘 밝고 깍듯하게 인사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우리의 엄마를 떠올릴 수밖에 없으니까. 그러면 그분들도 항상 반갑게 인사하시며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그 짧은 틈에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건네게 된다. 서로 마음을 열었다는 신호인 셈이다. 예의와 존중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어쨌든 이번 주말에 2학기 기말고사가 있다. 과락은 부디 면해야 할 텐데. 포기하지 않고 어찌어찌 여기까지 왔다. 마지막 한 학기와 실습이 남은 셈이다. 과연 할 수 있을까? 하고 싶을까?




서류를 처리하다 보니 요즘은 <1인 가구 지원사업> 타이틀이 자주 눈에 들어온다. 필라테스나 스피닝 같은 운동 프로그램도 있고, 재테크나 부동산 관련 강의도 눈에 띄고 요리 수업이나 아로마 테라피 수업도 있다.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찾아서 시기만 잘 맞추면 무료로 들을 수 있다. 가족의 형태가 워낙 다양해지고 1인 가구의 비중이 높아지는만큼 서로 단절되거나 소외되지 않도록 사회적 참여를 꾸준히 북돋우고 서로를 연결시키려는 노력은 참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전문용어로 <사회적관계망 형성지원>이라는 표현을 쓰는 걸 눈여겨보게 된다. 나도 듣고 싶다. 나도 연결되고 싶다. 비록 2인 가구이지만.


사회적으로 아무리 분위기를 조성하고 인식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도 자신이 관심이 없고 스스로를 독려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 아무리 주변에서 손을 내밀어도 정작 자신은 그 손을 붙잡으려는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계속해서 오해와 원망만 쌓고 있다면 참으로 안타까울 노릇이다.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움직이고 다가가는 의식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나를 소외시키는 첫 번째 사람이 나 자신이어서는 안 된다. 때로는 내가 먼저 선뜻 다가가 자연스럽게 그 틈에 끼어 선생님들과 함께 도시락을 먹는 것처럼.


당신에게도 내게도 필요한 건 작은 용기뿐이다.








메라비언의 법칙  [ The Law of Mehrabian ]


대화에서 시각과 청각 이미지가 중요시된다는 커뮤니케이션 이론.  

한 사람이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이미지는 시각이 55%, 청각이 38%, 언어가 7%에 이른다는 법칙이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심리학과 명예교수인 앨버트 메라비언(Albert Mehrabian)이 1971년에 출간한 저서 《Silent Messages》에 발표한 것으로, 커뮤니케이션 이론에서 중요시된다. 특히 짧은 시간에 좋은 이미지를 주어야 하는 직종의 사원교육으로 활용되는 이론이다.

시각이미지는 자세·용모와 복장·제스처 등 외적으로 보이는 부분을 말하며, 청각은 목소리의 톤이나 음색(音色)처럼 언어의 품질을 말하고, 언어는 말의 내용을 말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대화를 통하여 상대방에 대한 호감 또는 비호감을 느끼는 데에서 상대방이 하는 말의 내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7%로 그 영향이 미미하다. 반면에 말을 할 때의 태도나 목소리 등 말의 내용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요소가 93%를 차지하여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이미지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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