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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시화담 0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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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나무 여운 Jun 14. 2024

서너 마디로 충분한 것을

<이제 난 안다>


좋다 좋아

정말 좋아

정말 날씨 한번 좋아


몰라 몰라

정말 몰라

정말 아무것도 몰라


많다 많아

정말 많아

정말 쓸데없이 많아


아무것도 모르면서

정말 말이 많았다는 것을

그것 한 가지는 알겠네


내가 말이 많았다면

게다가 날씨마저 좋았다면

당신을 사랑한다는 뜻이에요

바로 그것만은 알아줘요


지금도 말이 많다

"정말 참 좋다" 그것 말고는

다 잊어줘요.







생의 가을녘에 들어선 내게 아직도 삶에서 경이로운 것은
그토록 많았던 슬픈 저녁들은 잊혀지지만
어느 행복했던 아침은 결코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


- 장 가방 '이제 난 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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