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et Quitting
조용한 사직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키워드다.
'사직을 조용하게 한다'라는 의미가 아니고,
직장에서 최소한의 일만 하겠다
라는 의미로 쓰이는 말이다.
미국의 20대 엔지니어인 '자이들 플린'이 틱톡 계정에 올린 동영상에서
'일은 당신의 삶이 아니다.'
'당신의 가치는 당신이 하는 일의 결과물로 정의되지도 않는다.'라고 했는데
크게 공감을 받아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억만장자들 또는 CEO들은
'조용한 사직은 단지 일을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삶은 그만두는 것이다.'
'면접에 들어온 사람이 일할 때 100%를 다해서 일을 하는 게 단점이다라고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조용한 사직은 커리어는 쌓는 과정에 있어서 좋지 않은 접근방법이다.'
'조용한 사직은 게으름을 조장하고 실적을 해친다.'
'조용한 사직은 직장 문화에 해를 끼친다. 주변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린다.'라고 하며
부들거리면서 연일 날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경제학 개론을 배울 때 생산의 3대 요소로 노동, 토지, 자본을 배운다.
경제학 개론 수강 여부에 관계없이 큰 회사를 운영하는 CEO나 작은 김밥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이나
고용된 사람에게 노동의 대가로 급여를 주는 사람들의 입장은 한결같다.
'어떻게 하면 투자(자본과 노동)를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최대한의 수익을 올릴 것인가'
고용된 사람의 입장도 한결같다.
'어떻게 하면 피곤한 몸과 정신을 조금이나마 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매일 이른 아침 출근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다음 날 출근 걱정 없이 친구랑 밤새 이야기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워라벨을 가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최소한의 일을 하면서 기대치만큼의 급여 수익을 벌 수 있을까'
자본주의에서 고용주와 피고용주는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한다.
반드시 공존해야만 하면서도 '생각하는 사고'의 차이는 너무 극명하게 엇갈린다.
서로 손해 보기 싫어하기 때문에. '서로'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 '서로'는 아니다.
회사의 고용주는 '갑'이고, 고용되어 일하는 사람은 돈도 백도 없는 상대적으로 약한
위치 노동자 '을'이기 때문이다.
고용이라는 관계는 고용의 주인인 '갑'이 거부하면 그만이다.
약간의 돈을 챙겨주면서(심지어 이것도 아까워하지만) 퇴사를 권유하고 거부하면 유치 찬란하게 괴롭힌다.
그 기간 동안 '을'역시 몸과 마음이 지치고 결국은 갑과 을은 서로 더 이상 보지 않는
세드 엔딩(Sad Ending)으로 끝나는 게 내가 보아온 한국 직장인들의 마지막 모습이다.
브런치에 올라온 글을 읽다 보면
'퇴사', '퇴사 과정', '홀로서기 과정', '회사와의 소송' 등 사직이나 퇴사와 관련되어
상상을 초월하는 다양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들이 그들의 손 끝에서 텍스트로 바뀌어 올라와 있다.
밤하늘 별처럼 그 안에 녹아있는 많은 이야기들이 몇 줄로 정리가 되지는 않겠지만 정리해보면
'회사가 퇴사를 권유하는 타깃이 항상 예측 가능한 것은 아니다.'
'회사의 채용은 반드시 학력이나 경력, 커리어가 충분하다고 선택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 인생에 운이 작용하듯이 회사 생활도 운이 있어야 한다.'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보다는 실력이 다소 없더라도 시키는 일을 군말 없이 하는 사람을 선호한다.'
'회사를 다니는 동안은 끊임없이 감시와 평가를 받는다. 일을 하는 동안에도.
동료와 커피 한 잔을 하는 동안에도'
이 정도로 정리가 될까?
이제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조용한 사직'에 대해 회사의 대표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한국의 경우로 본다면 모든 대표들은 '조용한 사직'을 실행하는 직원이 있다면 이 직원을
'업무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보다 소름 끼치게 더 싫어하며 최대한 조용하고 빠르게 정리하고 싶어 한다.
개인적으로 실행하는 '조용한 사직'을
회사 조직에 대한 반항,
과중한 업무로 무겁게 운영되는 회사에 대한 반란 모의,
회사 대표에 대한 도전으로 생각한다.
특히, 조직이 작을수록 리스트(risk)가 더 크다고 판단한다.
조용한 사직을 실행하느냐 마느냐는 번외로
그동안 말하지 않았던, 표현하지 않았던 조용한 사직이라는 키워드가
나타났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세계적인 코로나 19 유행 이후 재택근무를 반강제적으로 실행하게 되며 그 장, 단점을 체득한
사용자와 피용자의 체감 차이로 인해 재택근무가 해제된 이후에도 인력들이 예전 직장으로 복귀하지 않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피용자들은 자신의 삶이
사용자에 의해 소모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사용자들은 피용자들이 그것들을 깨우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우리나라의 노동 시장은
느리지만 시대적 변화를 빠르게 타며 변화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MZ 세대들이 지식과 경험을 좀 더 갖추고 경제 활동의 주력 세대로 나서게 되는
5~10년 후에는 노동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상당히 궁금하다.
나는 그때도 지금처럼
계속해서 우리 술을 빚으며 가을이면 포도 와인을 만들고
겨울이면 다양한 맛의 맥주를 만들고 있길 바라면 욕심일까?
욕심을 내려놓으면 편안하다.
욕심을 낸다고 자기 것이 되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대관람차를 타고 가는 인생의 관람객일 뿐이니.
포도철엔 와인 실험실에 있는 안산술공방 이정욱 작가
- 공방 주소 http://kwine911.modoo.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