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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욱 교수 Nov 13. 2022

코끼리 회식에 마시는 술

무후아(muhua)

인도, 파키스탄 지역에서 주로 자라는 '마두카(Madhuca)'라는 나무가 있다.

정확한 이름은 '마두카 롱기폴리아(madhuca longifolia)'라고 한다.

영어로 버터나무(Butter Tree)라고 하며 식용 지방이 풍부해서 열매 오일의 경우

식물성 지방 50-61%, 단백질 16.9%, 사포닌 2.5%, 탄닌 0.5% 등으로 성분이 구성되어 있다.

마두카 나무 열매(출처:leahue)


마두카 나무의 열매와 씨앗은 피부병, 복통, 이뇨제뿐만 아니라  탈모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다양한 병증을 치료할 때 약재로도 사용되며 활용도가 높다. 최근에는 적극적 탈모치료제인 미녹시딜보다 치료 효과가 더 우수한 연구결과가 확인되어 이 성분을 이용한 제품들이 특허를 받아 상품으로 나오고 있다. 마두카 나무를 인도 북부지역의 곤드(Gond)족은 ‘어머니의 열매’ 또는 ‘생명의 나무’로 부른다.

마두카 나무 꽃

인도 사람들은 마두카 나무의 꽃으로 술을 담가서 마시는데 이 술을 '무후아(muhua)'라고 한다. 마두카 나무 꽃의 향이 얼마나 달콤한지 후각이 뛰어난 인도코끼리들은 무후아 술만 보면 소위 '환장'을 하고 마시기 위해 덤벼든다.


얼마 전 인도 마을 가까운 정글 안에  항아리에 무후아를 담가 만들어놓았는데 모든 항아리가 깨지고 술이 없어진 일이 있었다. 그 옆에는 아기 코끼리를 포함해 사람이 깨워도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만취해 깊은 잠에 빠지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코끼리들은 무후아 냄새를 맡으면 코를 부엌으로 쑤셔 넣거나 벽을 부수고 들어가기도 하고 심지어 술을 먹기 위해 사람을 공격하기 때문에 인도 산림당국에서는 지역 주민들에게 코끼리가 지나다니는 곳에서는 무후아를 담그지 말도록 경고까지 한다.


한국인들은 회식에서 소맥을 마시고
인도코끼리들은 회식에서 무후아를 마신다.


무후아 인디아 술(muhua india wine) 제조 과정

무후아는 우리나라의 전통 증류주를 만드는 소줏고리처럼 생긴 장치를 사용해서 증류주로 내려서 물을 섞어 마시는 방식으로 제조한다.  호기심 많은 나는 안산술공방에서 무후아 증류주를 만들어보고 싶어서 재료를 찾아봤는데 아마존(amazon)에서 말린 무후아 200g에 약 20만원 정도에 판매되는 것을 보고 빠르게 마음을 접었다. (가을국화로 전통주 만드는게 낫...)







금리도 오르고

물가도 오르고

재료비도 오르고

인건비도 오르고

보험료도 오르고

모든 게 비싸지는 무시무시한 현실을 살고 있다.

응답하라 1988 같은 착한 가격과 순박한 사람들이 그리워진다.



- 안산술공방 이정욱 작가

- 공방 주소: http://kwine911.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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