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하고 싶은 사진은 수만 개, 올린 사진은 영.
엄마가 되자, 내 안의 열렬한 사진작가 DNA라도 있었는지
웨딩촬영 작가처럼 모든 순간에 열정적인 사진가모드가 발동된다.
“아우~ 밥 먹을 때도 귀여워~!!!!”
“아니, 오늘 스타일은 또 뭔데. 왜 이렇게 힙한 거야!!!
내 새끼는 옷도 잘 받네, 증말 못살아ㅠㅠ”
“예~뻐 죽겠어!! 엄마한테 그렇게 앙증맞은 애교로 웃어 보이면 이걸 안남길 수 없잖아...“
“윤우야, 한 번 더! 으아아악, 까르르 너무 예뻐.”
“아유, 그 표정은 또 뭐야!“
“참나.. 뒷모습마저 귀여워…”
“아니, 언제 또 이렇게 큰 거야?”
자꾸 감탄 섞인 혼잣말을 남발하며, 핸드폰을 들어 아이의 수없는 순간들을 찍고 또 찍는다.
한 순간에 찍은 사진이 수십 장 일 때도 있다.
’살짝 다른 이 표정은 또 다르지.‘
‘흔들렸지만 이 분위기가 또 예술이야’
왜 내 눈엔 다 다르게 예뻐서 똑같은 수십 장을 남기고야 마는지.
이 순간도 예쁘고, 저 순간도 예쁘고, 심지어 아파서 콧물이 줄줄 흐르는 순간마저도 짠한데 귀엽다.
‘이 모먼트는 더 크면 또 달라질텐데.. 너무 귀여워.‘
오늘 스타일은 왜 이리 힙하고 감성적인지,
새로 산 옷은 또 왜 이리 잘 어울리는지.
내 새끼는 뭘 입어도 꼭 연예인같이 멋지다.
‘이런 멋쟁이가 내 새끼라니!!!’
매일매일 보는 내 새끼가 이 옷, 저 옷 다르게 입힐 때마다 또 달리 변모하며 매력발산을 뿜뿜할 때
나는 자꾸만 감탄하며 뜨거워진 핸드폰을 식힐 새 없이 열고야 만다.
찰칵, 찰칵, 찰칵ㅡ.
나에게 이렇게 저렇게 고개를 움직이며 애교부리고 웃어 보일 때는 저 눈웃음이 백만 불짜리 눈웃음 같아,
이번엔 연속촬영을 강행한다.
‘어쩌면 웃는 모습이 저럴 수 있지?
어떻게 저런 무해한 웃음이 있냔 말이야!! 예뻐 죽겠어‘
하루 온종일을 아이의 전속 사진작가로 자처해 나는 열띠게도 찍고 남긴다.
그렇게 남겨둔 나의 연예인은 내 사진첩에 하루가 다르게 몸집을 키워 수를 키워나가는데,
이건 도통 나 혼자만 보기엔 아까워서 안된다.
혼자 보기에 아까운 나만의 연예인을 아무래도 여기저기 알려야만 하겠다!!!
자랑을 해야만 하겠다!
불끈불끈 넘치도록 자랑하고픈 마음을 가득 안고서 신나게 sns을 연다.
한 번에 올릴 수 있는 사진 갯수는 스무 장.
최대한 이 스무 장 속에 그의 매력을 다 압축시켜야 한다!!
사진첩을 열어 신중하디 신중하게 고르고 골라 엄선을 하는데도
도통 갯수가 줄어들 생각을 안 한다.
이것도 예뻐, 저것도 예뻐,
‘이건 대체 왜 이렇게 예쁜 건데?‘
하나도 빠트릴 수가 없다.
고르고 고르기만을 삼십 분 남짓,
어느새 시간은 새벽을 넘어간다.
결국 아이의 사진을 스무 장으로 추려내는 건 도저히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는 걸 인지한다.
‘진짜 이건 나 혼자 보기 아까운데…’
‘자랑하고 싶은데!’
웅얼웅얼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어플을 닫는다.
아무래도 내 새끼의 예쁨은 평생 갈 시리즈물인데,
단편 된 이미지는 이 가치를 담아낼 그릇이 못 된다!
그래서 매일이 폭발 직전인 카메라 롤과 달리
팔불출 엄마의 인스타그램은, 오늘도 조용하다.
아이의 아름다움은, 몇 장의 사진으로 담기엔 너무 큰 가치니까.
#팔불출안하고싶은데
#어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