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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wi eun Jun 01. 2024

알래스카에도 꽃이 핀다구요?

전혀 몰랐던 그 나라들. ep1


몽상가를 운영하면서 ‘이것이야말로 움직이지 않는 세계여행이잖아!’ 하곤 낭만을 한가득 머금은 순간이 있다. 내가 전혀 가본 적 없고, 살면서 가볼 일이 있었을까 싶은, 잘 몰라서 꽤나 멀게 느껴지고, 그래서 조금은 신비롭기도 한 곳들. 그런 나라의 사람들을 이곳, 아시아의 한 나라 한국이라는 곳, 그중 부산이라는 도시 안에 자리 잡은 자그마한 카페에서 손님으로 만나는 일! 그들을 만나, 즐거운 인연을 만들고 전혀 몰랐던 그곳들의 모습을 듣게 되는 일, 그들의 생활상을 재미나게 엿들으며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고 경험해 볼 수 있는 일, 그 순간 그들과 연결되어 하나가 되는 것.

그런 일들이 참으로 숱하게 일어났으니 다시 생각해 봐도 나는 어쩌면 정말로 몽상가에서 여행자도 되고 요리사도 되고 사업가도 되고 예술가도 되고 보헤미안처럼 상상에 묻혀 산 몽상가로 살았던 거 같다. 그 어느 때보다도 멀리멀리 여행을 다니던 때가 아니었을까.


1. 알래스카

한적한 시간, 한 부부분이 들어오셨다. 식사를 끝내고 가시는 길 안부를 주고받다 스몰토크가 시작되었고 나는 그들이 말로만 듣던 알래스카에서 왔음을 알게 되었다! ‘알래스카’라니!

벌써부터 들떠 알래스카를 묻기 시작했고, 두 분은 핸드폰 사진첩을 열어 보이시더니 이내 꽃이 만발한 드넓은 땅에 멀리 눈 쌓인 산이 보이는 풍경을 내게 보이셨다. “여기가.. 알래스카라고요?”

“right! 우리 동네예요.”

“음.. 그러니까, 알래스카에도 꽃이 핀단 말이에요?”

살짝 내가 상상하던 모습과 너무도 달라서 당황한 내 표정 앞에 아내분께서 재밌다는 듯 미소를 지으신다.

“맞아요. 알래스카에도 봄이 있거든요.”


‘뭐라? 알래스카에 봄이? 알래스카의 봄..?’


‘알래스카‘하면 으레 떠오르는 것이 하얗고 커다란 만화에서나 보던 북극곰이나 온통 소복이 쌓아 올린 눈과 빙하, 오로라와 같은 것이 아니던가. 알래스카에 계절이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고 더욱이 그곳에 봄이라는 계절이 있으며 다른 곳과 같이 꽃이 핀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생각해 보면 그 나라에 대해 아는 것도 없으면서 놀랍다는 것도 조금은 우습지만, 뭐랄까, 대체 어디서 봐온 이미지들인 건지 이곳에 북극곰이 있다는 사실은 우리 다 알지 않던가. (아마 다큐멘터리 혹은 어린 시절 교과서에서 보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들은 계속해서 동네의 알래스카 사진들을 보여주었다. 겨울의 알래스카는 또 얼마나 완벽하게 내 상상 속 모습과 맞닿아있던지!

그리고.. 사실 그랬다.


‘몰랐어요, 알래스카에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인지요.’

허허. 사실 나는 알래스카가 사람이 사는 도시일 줄은 상상도 못 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말 그대로 북극 다큐에서나 보던 북극곰,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은 듯 소복하게 쌓인 눈과 빙하만 존재하는 대자연, 탐험가만 갈 수 있는 그런 곳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은 속으로만 간직했더랬다.


‘두 분께는 말을 못했어요!!!!! 두 분은 제 상상 속 북극 대자연, 하얗고 커다란 야생곰만이 서식하는 그 나라에서 오셨다는 걸요! 그리고 사계절을 두 분이 알려주셨네요. 알록달록한 꽃도 함께하는 인간세상이라는 걸요!‘


p.s 손님은 미군의 파일럿이었고, 그가 보여준 영상들은 모두 비행하면서 찍은 대자연들의 모습들이었다. 알래스카의 봄여름가을겨울, 초원과 얼음빙하들, 드넓은 땅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동물들이 너무 낯설고도 멋진 풍경이라 그곳에서 사는 건 어떨지 상상조차 안간다!


jakobfejes ! 제이콥의 일상이 색다르고 신기하기만 하다! 멋져요!


제이콥이 보여준 헬기타는 모습들.

이런 일상은 대체 어떤 모습과 감회일지 상상도 안가구요! 엿보는 것만도 엄청난 감격이 몰려온다구요. 하늘에서 바라보는 이 멋진 세상은 어떤가요, 제이콥!  경이로운가요, 혹은 옛날에 한 우주사가 말한거처럼 우리 인간은 한낱 작은 먼지에 불과한 조그만 존재라는 생각이 당신도 들 때가 있는가요?

당신이 매일 가지는 감상이 궁금해요.


아. 아니, 헬기를 운전하며 그런 감상은 위험할지도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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