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폴챙 Apr 04. 2024

성경의 이해를 돕는 3가지 방법

교양 없는 기독교인은 자기가 뭘 믿는지도 모른다



읽기 전 알려드립니다: 부디 제목과 글에 불쾌함을 느끼는 기독교인이 없기를 바랍니다. 저도 기독교인이고 (참고: 우리 둘 다 목사 아들인데 왜 쟤네 집만 돈이 있어?), 제목에 나온 "교양 없는 기독교인"은 바로 접니다. 이 글은 스스로 잊지 않으려 제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정규 신학 교육을 받은 목사가 아닌 평신도입니다. 하지만 저의 믿음에 대해 물으신다면, 저는 성경이 오류 없이 기록된 하나님 말씀이라고 믿습니다. 성경에서 어떤 것을 믿냐고 물으신다면,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 성경의 핵심 메시지가 잘 요약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독교인은 성경에 무엇이 나와 있다고 믿는가?


기독교인은 성경을 믿는다.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을, 성경이 하나님이 자신의 뜻을 계시한 것을 기록한 특별 계시라고 믿는다. (참고: 기독교인이라면서 성경이 뭔지는 아세요?


기독교인은 성경에 나와 있는 어떤 것을 믿을까?


"나는 성경에 나와 있는 이것을 믿습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을 신앙고백이라고 한다.


그리스도인은 세례 받을 때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과 순종을 고백한다. 그 고백의 무게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모든 기독교인에겐 신앙고백이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구원자+주인)라고 고백하는 건 대략적으로 다음 3가지를 믿는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1) 모든 인간은 죄인이며, 죄의 대가는 (영혼과 육체의) 영원한 죽음이다. 인간은 스스로 이 죽음에서 벗어날 수 없다.


(2)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 아버지의 외아들이다. 그는 인간을 죄로 인한 영원한 죽음으로부터 구원하기 위해 동정녀 마리아에게 태어난 완전한 하나님이자 인간이다. 그는 죄 없는 완전한 삶을 살아낸 후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고, 사흘 만에 (죽은 지 3일째 되는 날에) 부활하여 다시 사망하지 않고 하나님 아버지 우편으로 승천했다.


(3)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는, 그를 구주(구원자+주인)로 영접하는 자는 죄를 용서받고 영원한 (영혼과 육체의) 생명을 얻는다.


이 외에도 성경에는 신앙과 생활에 필요한 것들이 기록되어 있다. 그중 성경에 나와 있는 몇 가지 주제는 다음과 같다:


인간 -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삼위일체 하나님 - 성부(하나님 아버지) · 성자(하나님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 · 성령(하나님의 영, 성령 하나님)에 관하여

구원 - 구원을 받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교회 - 교회란 무엇이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

종말 - 이 세상의 끝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성경은 네게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인해 구원에 이르는 지혜를 줄 수 있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모든 선한 일을 위해 온전히 준비되게 한다.

(디모데후서 3장 15-17절, 우리말성경)


성경에 기록된 것을 믿는 기독교인은 누구나 성경을 읽고 공부해야 한다. 성경 이해를 도울 수 있는 3가지 방법을 알아보자.


성경 해석을 위한 무오한 법칙은 성경 자체이다. 그러므로, 어떤 성경구절의 참되고 완전한 의미에 대하여 의문이 생긴 때에는(참되고 완전한 의미는 여럿이 아니고 하나뿐임), 보다 분명하게 말하고 있는 다른 구절을 통해서 연구하고 알아내야 한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1-9)






성경 이해를 돕는 방법 1: 성경을 읽자


성경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학자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성경구절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성경은 상당 부분 굉장히 명료하다.


성경에 있는 모든 것들은 그 자체가 한결같이 명백하거나, 모든 사람에게 한결같이 분명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구원을 얻기 위해서 알아야 하고, 믿고 지켜야 할 필요가 있는 것들은 성경 안에 여러 곳에 아주 분명하게 제시되어 있고 밝혀져 있기 때문에 유식한 사람뿐만 아니라 무식한 사람일지라도 통상적인 방법을 적당하게 사용하기만 하면 그것들을 충분하게 이해할 수가 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1-7)


성경은 읽기만 하면 상당 부분 이해할 수 있다. 많은 선대 기독교인들이 해석해 주는 사람 하나 없이 성경을 읽고 기독교의 진리를 상당 부분 이해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었다. 그러니 성경을 읽자. 매일 읽자.






성경 이해를 돕는 방법 2: 내 교회를 이용하자


성경을 매일 읽으면 당연하게 의문점이 생긴다. 평생 공부해도 완전히 알 수 없을 수도 있다. 그리고 혼자 읽으면 성경을 잘못 해석해 이상한 믿음을 가질 수도 있다. 사이비 교주들이라고 성경을 안 읽었겠는가. 이런 오류를 방지하고 성경 이해를 돕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다니는 교회다.


먼저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자들의 공동체다. 건물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다. 안에는 목사님도 있고, 교육받은 성경 선생들이 있을 수도 있다. 성경에서 헷갈리거나 궁금한 것은 그들에게 물어보자.


참고로 교회라는 공동체에서 임명되는 직분에는 집사와 장로가 있다. 장로는 집사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 물론 예수님은 높은 자가 더 섬기라고 하셨지만 위치만 얘기하면 그렇다. 대개 집사는 봉사하고, 장로는 공동체를 다스린다. 그렇다면 목사가 하는 일은 무엇일까?


사실 목사도 장로다. 하지만 일반 장로가 하는 일에 두 가지가 추가된 장로다:

(1) 하나님의 말씀(성경)을 읽고 해설하고 설교한다.

(2) 성례(세례와 성찬식)를 집행한다.


그러니 기독교인은 성경에서 모르는 것이 있을 때 목사에게 당당하게 물어봐도 된다. 성경을 해설하고 설교하는 건 목사의 의무고, 그러지 않는 건 직무유기다.


1969년부터 현재까지 50년 이상을 성경을 연구하고 설교하는 것에 바친 존 맥아더(John MacArthur)라는 미국 목사가 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존 맥아더 장군의 아주 먼 친척이다.) 그는 교회에 부임했을 당시 교회 장로들에게 이렇게 부탁했다고 한다: "저는 성경을 읽고 연구하고 설교하는 것에 집중할 테니 교회의 다른 모든 것을 맡아 주십시오."






성경 이해를 돕는 방법 3: 공교회를 이용하자


성경에서 모르는 건 내가 다니는 교회 목사님에게 물어보면 되지 공교회는 또 무슨 말일까?


앞서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자들의 공동체라고 했다. 하지만 이 공동체에는 지금 내가 다니고 있는 교회 사람들 뿐 아니라 지금까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은 모든 사람이 포함된다. 쉽게 말하면, 기독교인이 죽으면 천국에서 다시 볼 사람들이 전부 포함된다: 아브라함, 모세, 엘리야, 다윗,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 그 제자들의 제자들, 초대교회의 성도들, 폴리캅, 터툴리안, 오리겐, 암브로시우스, 제롬, 어거스틴,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 등등등. (물론 한 인간의 구원 여부는 하나님만이 아신다. 여기에 천국에서 다시 볼 것이라고 나열된 이름들은 그들의 성경적인 가르침에 근거한 추측일 뿐이다.)


창세부터 이 세상이 종말 할 때까지 구원받은 모든 사람이 포함된 공동체를 공교회 또는 보편교회라고 한다. (고대 그리스어로 "에클레시아 카톨리케(ἐκκλησια καθολικη)"라고 하는 이 용어는 '공통적/보편적/일반적'이라는 뜻의 '카톨리케'와 '교회'라는 의미의 '에클레시아'라는 두 단어로 구성된 용어다.)


이 공교회에 포함된, 하지만 지금은 세상을 떠난 수많은 신앙의 선배들도 성경을 읽고 연구하고 해석했다. 이들이 지금까지 쌓아온 성경 해석을 무시하는 건 너무 어리석은 일 혹은 교만한 일이 아닐까? 이들은 지금까지 깊은 연구를 했고, 서로 해석이 다를 땐 치열한 논쟁을 벌이기도 했고, 대부분의 해석들은 합의점을 찾았다.


성경을 혼자 읽어도 오류에 빠질 수 있지만,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있어도 집단 오류에 빠질 수도 있다. 내가 속한 교회의 성경 해석을 무턱대고 의심하라는 말은 절대 아니지만, 성경과 다른 가르침인 것 같은 합리적 의심이 들 땐 공교회의 해석을 찾아보자.


그리고 공교회에는 지금 내가 속한 교회는 아니지만 현재 살아있는 다른 기독교인들도 포함된다. 그들 중에도 수많은 성경 학자들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도 참고해 보면 좋지 않을까?






결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일도 해야 하고, 집안일도 해야 하는데, 먹고살기도 바빠 죽겠는데 그래서 도대체 뭘 어떻게 하란 말인가? 다음 순서대로 성경을 읽고 성경 공부의 영역을 넓혀가보자.


(1) 일단 매일 성경을 읽자. 지금 당장 읽어야 하는데 어디부터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요한복음부터 시작해 보자. 아니면 지금 당장 내가 다니는 교회의 목사님이나 장로님에게 물어봐도 좋다. 각 교회마다 큐티(QT: Quiet Time) 스케줄이나 함께 성경을 읽어가는 통독스케줄이 있을 수도 있다. 성경의 같은 부분을 함께 읽는 사람들이 있으면 함께 읽고 느끼고 적용한 것들을 나눌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경을 읽을 때 성령 하나님의 조명을, 깨달을 수 있는 도움을 간구하자.


(2) 성경을 읽다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내 교회에 있는 목사님과 검증된 성경 선생들에게 물어보자. 예배에 참석해 설교를 메모하며 집중해서 듣고, 가능하면 교회에서 진행하는 성경공부에 참여하자.


(3) 공교회에 속한 다른 사람들의 성경 해석도 읽어보자. 이 말은 지금 내가 다니는 교회의 목사님이 하는 말을 무시하라는 말은 아니다. 대부분의 교회가 교단이라는 교회들의 모임에 속해 있다. 그리고 교단에는 "우리가 믿는 것들은 이것이다."라고 선언하는 신앙고백이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신앙고백들은, 이미 오래전에 죽은 기독교인들이 토론하고 동의하여 지금까지 전해지는 고백들이다. 목사님이나 장로님들에게 우리 교회의 공식적인 신앙고백, 그리고 우리가 속한 교단의 공식 신앙고백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찾아서 읽어보자. 대부분 기독교 교단의 공식 신앙고백은 교단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4) 신앙 서적을 읽자. 기독교인은 숙명적으로 책을 읽어야 하는 사람들이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하나님도 굳이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자신의 뜻을 전달했다. 그리고 신앙의 선배들도 수많은 책을 남겼다. 감리교의 창시자 존 웨슬리는 이런 말을 했다: “성도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면 은총의 사업은 한 세대도 못 가서 사라져 버릴 것이다. 책을 읽는 그리스도인만이 진리를 아는 그리스도인이다."


일단 성경부터 읽고, 나중엔 다른 책도 좀 읽자. 아직 신앙서적을 한 권도 읽어보지 않았다면 존 스토트 목사의 『기독교의 기본 진리』를 추천한다. 나는 책 좀 읽을 줄 안다는 생각이 든다면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출판사의 『세계기독교고전 시리즈』도 좋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믿었다면 그 믿음을 삶으로 증명하자:

내 형제들이여, 만일 누가 믿음이 있다고 하면서 행함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런 믿음이 자신을 구원하겠습니까?

만일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매일 먹을 양식도 없는데 여러분 가운데 누가 그들에게 "잘 가라. 따뜻하게 지내고 배불리 먹으라"고 말하며 육신에 필요한 것을 주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와 같이 믿음도 행함이 없으면 그 자체가 죽은 것입니다.

당신은 하나님이 한 분이신 사실을 믿습니까? 잘하십니다. 귀신들도 믿고 두려워 떱니다.

아, 허망한 사람이여! 당신은 행함이 없는 믿음이 헛되다는 것을 압니까?

(야고보서 2장 14-17절; 19-20절, 우리말성경)
이전 02화 기독교인이라면서 성경이 뭔지는 아세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