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이라면서 성경이 뭔지는 아세요?
읽기 전 알려드립니다: 부디 제목과 글에 불쾌함을 느끼는 기독교인이 없기를 바랍니다. 저도 기독교인이고 (참고: 우리 둘 다 목사 아들인데 왜 쟤네 집만 돈이 있어?), 제목에 나온 "기독교인"은 바로 접니다. 이 글은 스스로 잊지 않으려고 제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정규 신학 교육을 받은 목사가 아닌 평신도입니다. 하지만 저의 믿음에 대해 물으신다면, 저는 성경이 오류 없이 기록된 하나님 말씀이라고 믿습니다. 성경에서 어떤 것을 믿냐고 물으신다면,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 성경의 핵심 메시지가 잘 요약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독교인은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라 믿고, 성경에 쓰인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다.
기독교는 계시종교(revealed religion), 즉 계시된 것을 믿는 종교다. 계시란 신이 알려줘야만 알 수 있는 것, 사람의 지혜로써는 알 수 없는 진리이다.
계시에는 일반 계시와 특별 계시, 두 종류의 계시가 있다.
일반 계시란 하나님이 창조한 세계와 인간의 양심을 주의 깊게 살피면 알 수 있는 하나님의 존재 여부이다. 예를 들어 누구나 볼 수 있는 자연을 깊이 묵상하면 누구나 이 세계를 창조한 하나님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하나님의 존재 여부를 안다고 그분이 어떤 하나님인지,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하나님은 자신이 어떤 분인지 직접 인간에게 알려주어야 했는데, 신이 직접 알려준 것을 특별 계시라고 한다. 이 특별 계시를 기록한 것이 성경이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을 1,600여 년에 걸쳐 하나님의 영감을 받은 40여 명의 기자를 통해 성경에 기록하셨다.
성경은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이자 유일한 특별 계시이며, 기독교에서 유일한 권위를 갖는다.
성경은 기독교인이 무엇을 믿어야 할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려준다. 기독교인의 믿음과 삶에서 오직 성경만이 최종 권위를 갖는다. 그 어떤 인간도 (목사나 그 어떤 기독교 단체의 리더도) 성경과 다른 것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 기독교인은 성경에 근거해 그런 인간에게 반박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 기독교에서 행해지는 모든 가르침은 성경을 통해 검증되어야 한다.
기독교 성경은 구약 39권과 신약 27권, 총 66권의 책으로 이루어져 있다 (쉽게 3X9=27이라고 외운다). 성경을 이루는 66권의 책을 정경(canon)이라고 부른다.
구약 성경의 39권은 BC 400년 경에 기록이 완성되었다. 기독교의 구약 성경을 유대교는 '타나크'라고 부른다. 구약 성경과 타나크는 내용은 동일하지만 배열순서가 다르다 (유대교는 구약 성경을 24권으로 나눈다). 예수님이 신약에서 "성경"이라고 부른 책은 지금 우리의 구약 성경이다.
신약 성경의 27권은 예수님이 세운 사도들, 혹은 (사도들의 동료나 제자처럼) 사도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한 책들이다. 신약 성경의 마지막 책 요한계시록이 1세기말에 쓰였을 때 성경 정경 66권이 완성되었다. 요한계시록을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특별 계시는 완성되었고 중단되었다.
이 책에 기록된 예언의 말씀을 듣는 모든 이들에게 경고합니다. 만일 누구든지 이 말씀에 다른 것을 덧붙이는 사람이 있으면 하나님께서 이 책에 기록된 재앙을 그에게 내리실 것입니다. 또 만일 누구든지 이 예언의 말씀에서 어느 하나라도 빼는 자는 하나님께서 이 책에 기록된 생명나무와 거룩한 성에 참여할 특권을 빼앗아 버리실 것입니다.
(요한계시록 22장 18-19절, 쉬운성경)
기독교인은 성경에 오류가 없다고 믿는다 (참고: 성경의 무오성에 대한 시카고 선언문)
이때 중요한 것은 기독교인이 오류가 없다고 믿는 성경은 하나님의 특별한 계시와 영감으로 기록된 원어(히브리어, 아람어, 헬라어)로 된 성경 원문이라는 것이다.
모든 기독교인에겐 성경을 읽고 연구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모든 기독교인이 원어를 읽고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래서 성경은 세상 모든 언어로 번역되어야 하지만, 각 언어가 가진 특성과 번역 방식의 차이 때문에 번역 성경에는 원어의 의미가 완벽하게 담기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원어와 동일한 완벽하게 번역된 성경이 없다고 번역 성경의 가치나 권위가 상실되는 건 아니다. 지금까지 여러 기독교 학자들의 합의와 논의로 탄생한 한글 번역 성경들은, 한국 기독교인들에게 "진리를 가르쳐 주며, 삶 가운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게 해"주었다.
각 번역본이 완벽하게 담아내지 못한 원어의 뉘앙스와 의미는 원어 교육을 받은 목사들과 사역자들이 메꿔 줄 수 있으며, 평신도들도 공부를 통해 깊이를 더해갈 수 있다.
모든 성경 말씀은 하나님께서 감동을 주셔서 기록되었기 때문에 진리를 가르쳐 주며, 삶 가운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게 해 줍니다. 또한 그 잘못을 바르게 잡아 주고 의롭게 사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바르게 섬기는 자로 준비하게 되고, 모든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게 됩니다.
(디모데후서 3장 16-17절, 쉬운성경)
성경 해석의 법칙은 성경으로 성경을 해석하는 것이다. 어떤 성경구절의 완전한 의미가 이해되지 않을 때에는, 같은 주제에 대해 보다 분명하게 말하고 있는 다른 성경 구절을 통해 그 의미를 연구하고 알아내야 한다. 또한 성경은 성령 하나님의 감동을 받은 사람들이 기록한 책이기에, 성경 안에 담긴 뜻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성령 하나님의 도움을 기도로 요청하며 읽어야 한다. 이것을 성경을 이해하기 위한 "성령의 조명"을 구한다고 한다. 자신이 성령의 계시를 받았다는 허무맹랑한 소리와는 전혀 다른 의미다.
여러분은 무엇보다도 이것을 알아야 합니다. 곧 성경의 모든 예언을 자기 마음대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예언은 언제나 사람의 뜻을 따라 나온 것이 아니라 성령의 감동하심을 받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받은 말씀을 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베드로후서 1장 20-21절, 우리말성경)
그렇다고 성경이 일반인이 스스로 이해할 수 없는 책은 아니다. 성경을 멋대로 해석하면 안 되지만, 아무리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순수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찾으며 읽으면 그 안에 담긴 핵심 메시지를 깨달을 수 있다.
주님의 증거가 너무 놀라워서, 내가 그것을 지킵니다. 주님의 말씀을 열면, 거기에서 빛이 비치어 우둔한 사람도 깨닫게 합니다.
(시편 119편 129-130절, 새번역)
기독교인의 가장 큰 특권과 혜택은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을 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알고도 읽지 않으면, 그것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만약 사랑하는 사람이 써준 편지를 자꾸 읽어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과연 그는 그 사람을 진짜 사랑하고 있다 말할 수 있을까?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여러분의 삶을 풍성히 채우십시오. 주신 지혜로 서로를 가르치고 세워 주기 바랍니다. 시와 찬양과 신령한 노래로써 감사한 마음을 하나님께 아뢰십시오.
(골로새서 3장 16절, 쉬운성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