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고향으로 가는 길

그리움이 시작

설 명절이 다가오면 도로 위에는 고향을 향한 그리움이 긴 행렬을 이룬다.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끝없이 이어지는 풍경은 마치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그 길 위에는 웃음과 기대가 가득한 사람도 있지만, 마음 한구석 무거운 짐을 안고 있는 이들도 있다. 삶의 여러 사정으로 고향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 오랜 갈등 속에 쉽게 발걸음을 돌리지 못하는 사람들까지도 이 시간만큼은 고향이라는 단어가 주는 따뜻함을 떠올리곤 한다.

고향으로 향하는 길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다. 그것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잊고 지냈던 가족과의 추억, 어릴 적 익숙했던 풍경, 그리고 마음을 가득 채우던 정을 되찾는 여정이다. 바쁘고 각박한 일상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리기 쉬운 것들을 이 명절은 잠시나마 되돌려준다. 고향은 그리움과 사랑을 머금은 특별한 장소다. 그리고 그곳에는 우리가 온전히 나로 존재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있다.

하지만 명절이 모든 이에게 따뜻한 시간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고향이 그리워도 여러 이유로 발길을 돌리지 못하는 이들, 경제적 어려움이나 관계의 갈등으로 가족을 만나는 일이 쉽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그럼에도 설 명절은 우리에게 중요한 기회를 준다. 평소에는 멀게만 느껴졌던 가족들과의 정을 다시 한번 나눌 수 있는 시간, 과거의 상처와 갈등을 조금씩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이 명절에 있다.

명절의 본질은 화려한 음식이나 선물이 아니다. 그것은 오랜만에 만난 가족의 미소, 따뜻한 안부를 주고받는 대화, 그리고 그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있는 소소한 행복이다. 설 명절은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가 다시 한번 모여,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이번 명절, 고향으로 가는 길에 올라 있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이 시간을 맞이하길 바란다. 고향에 가지 못한다면, 그리운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작은 행동이라도 해보자. 명절은 단순한 의무가 아니라, 우리가 서로를 더 가까이 느끼게 만드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가족이란 서로 다른 길을 걷더라도, 언제든 돌아가면 맞아줄 수 있는 마음의 고향이다.” — 마리오 푸조

설 명절, 가족과 함께 보내는 순간이 여러분의 마음에 따뜻한 빛으로 오래도록 남길 바란다. 고향으로 가는 길 위에서, 혹은 마음속에서 그 소중한 시간을 온전히 누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