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지만 응원한다
젊은 직원 한 명이 급성 하복부 통증을 호소하며 응급실로 향했다. 그러나 의료대란 속에서 받아줄 병원을 찾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몇 번의 거절과 절박한 문의 끝에 겨우 한 곳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신장결석이라는 진단과 함께 빠른 수술을 권유받았지만, 그에게는 치료보다 더 큰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전, 암 투병 끝에 아버지를 떠나보낸 젊은이는 아직 슬픔을 온전히 마주할 시간도 없이 생계를 위해 일하고 있었다. 매달 받는 월급은 대부분 대출 상환으로 사라졌고, 하나뿐인 남동생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퇴직금 조기 지급을 요청했다. 퇴직금을 받아도 남은 돈은 얼마 되지 않았고, 그는 그 돈마저도 아껴야 했다. 회사에서 점심으로 매일 라면을 먹을 수밖에 없는 현실, 그것이 그가 감당해야 하는 삶이었다.
문득, 우리 세대가 젊었던 시절이 떠올랐다. 물질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꿈을 꾸었고, 설렘을 느낄 시간이 있었다. 손 편지 한 장에도 가슴이 뛰었고, 느린 답장을 기다리는 것조차 낭만이었다. 대단한 부를 가지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었고,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 젊은 친구들은 어떤가. 꿈조차 사치가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하루하루를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
그들에게 낭만은 없다. 빠르게 지나가는 삶 속에서, 꿈을 꿀 여유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삶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경제적 부담은 더 무겁게 어깨를 짓누른다. 젊음은 희망과 가능성의 시간이 되어야 하는데, 그들에게는 버텨야 하는 시간, 견뎌야 하는 시간으로 변해버렸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현실 앞에서 무력감을 느낀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우리가 살아온 시절에는 힘들어도 꿈꿀 자유가 있었는데, 너희에게는 그것마저 허락되지 않는 것 같아 미안하다. 삶이 너희에게 너무 가혹하게만 굴고 있는 것 같아 미안하다. 노력하면 된다는 말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어버린 것 같아 미안하다.
하지만 이 모든 현실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희가 작은 꿈이라도 놓지 않기를 바란다. 꿈이란 거창할 필요가 없다. 누군가의 따뜻한 한마디가, 하루의 작은 성취가, 스스로를 위해 마련한 작은 여유가 다시 살아갈 힘이 될 수 있다. 꿈은 단순히 거대한 목표가 아니라, 오늘을 견디게 하는 작은 희망이다.
그러니, 현실이 아무리 고단하더라도 작은 희망을 놓지 않기를. 너희의 삶이 그저 견뎌야 하는 것이 아니라, 꿈꿀 수 있는 것이 되기를. 나는 너희의 하루하루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