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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가도 모를 사람관계

태양과 구름

by 서담

사람과의 관계는 마치 태양과 구름 같은 것이다.

맑은 날, 태양이 환하게 빛날 때 사람들은 그 따스함을 즐긴다.

그 빛이 강렬할수록 더 많은 이들이 모여들고, 그 안에서 웃음과 이야기가 넘친다.

성공과 찬란한 순간에는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이 따라오고,

그들은 너그러운 말과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구름이 태양을 가리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한때 가까웠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빛이 흐려지는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 관심도 멀어진다.

그제야 깨닫게 된다.

태양이 빛날 때 곁을 지켰던 이들이

정말 내 온기를 사랑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그저 빛을 쬐러 온 것이었는지를.


사람의 마음이란 그렇다.

우리의 삶이 상승곡선을 그릴 때는

함께 기쁨을 나누려는 이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하강하는 순간, 어쩌면 가장 필요한 그 순간에

그들은 조용히 등을 돌린다.

이것이 관계의 민낯이다.


하지만 그 민낯을 원망하기보다는,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이란 원래 빛을 향해 가는 존재이고,

때로는 구름이 드리워진다 해도

태양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그러니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잃지 않는 것이다.

다른 이들의 반응에 휘둘려

내가 누군지를 잊어버리지 않는 것.

관계의 변화 속에서도

내 삶의 중심을 지키며,

스스로를 단단히 세우는 것이다.


그리고 깨닫는다.

한 가지 소리와 한 가지 빛만으로는 아름다움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어둠이 있어야 빛이 선명해지고,

침묵이 있어야 소리가 더 깊이 울린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감정과 관계 속에서 우리는 성장한다.

기쁨과 감동이든, 상처와 이별이든,

모두 삶의 일부이며,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관계의 흐름을 두려워하지 마라. 진짜 인연은 빛이 아닌, 그림자 속에서도 함께한다.


그러니 떠난 사람을 아쉬워하기보다,

남아 있는 관계를 더 소중히 여기자.

구름이 가린다고 태양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듯,

흐려지는 순간에도 빛을 잃지 않는 삶을 살아가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사람 관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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