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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함이 가르쳐 준 것들

어떻게 나를 만들어가느냐

by 서담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것이 주어진 삶이었다면, 나는 감사하는 법을 몰랐을지도 모른다. 모자람 없이 살아가는 것이 행운처럼 보일 때가 많았지만, 돌아보면 부족함이야말로 나를 키운 가장 큰 스승이었다.


무언가를 모르기에 배우려 했고, 쉬이 얻을 수 없기에 노력했고, 병약한 몸으로 태어났기에 스스로를 단련하는 법을 익혔다. 넉넉지 않은 생활 속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해 애쓰며,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쌓아 올리는 습관을 가질 수 있었다.


때로는 이런 삶이 버겁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안다. 부족함은 결핍이 아니라, 성장의 다른 이름이었다는 것을.


몸이 약했던 나는 쉽게 지치고, 쉽게 병들었다. 그러나 그 덕분에 내 몸을 돌보는 법을 일찍 배웠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해야 한다는 당연한 진리를, 나는 그 누구보다 절실히 깨달았다.


하루를 지내는 동안에도 내 몸이 나를 온전히 지탱해 준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그 가치를 알게 되었다. 스스로를 돌보지 않으면 결국에는 멈춰 서게 된다는 것, 내가 나를 먼저 지켜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몸으로 배웠다.


가진 것이 많지 않다는 사실도 처음엔 나를 작게 만들었다. 무엇을 꿈꾸기보다, 없는 것을 헤아리며 한숨 쉬는 날들이 많았다. 그러나 삶은 내게 가르쳐주었다.


풍족함이 삶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채우려는 의지가 삶을 단단하게 만든다는 것을. 부족한 만큼 더 열심히 노력할 수 있었고, 원하는 것을 쉽게 얻을 수 없었기에 간절함이 생겼다. 그 간절함이 나를 이끌고, 다시 일어서게 만들었다. 결국, 내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은 조건이 아니라 태도였다.


이제는 부족함이 더 이상 부끄럽지 않다. 그것은 내게 더 많은 배움과 더 깊은 성장을 선물해 주었다.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나는 힘을 주었고, 쉽게 포기하지 않는 단단한 마음을 길러주었다.


그 덕분에 나는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고, 오늘도 내 삶을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


부족하게 태어나 감사하다. 그 덕분에 나는 배우고, 노력하고, 성장할 수 있었으니까.


"인간의 가치는 그가 무엇을 가지고 태어났느냐가 아니라, 그가 어떻게 자신을 만들어가느냐에 달려 있다." – 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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