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노력
세상은 종종 말한다. 학연과 지연 없이는 살아가기 어렵다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끈이 필요하다고. 노력과 재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결국 누군가의 손을 잡지 않으면 길이 열리지 않는다고.
그래서일까. 우리는 때때로 자신의 실력보다 관계를 먼저 고민하고, 실질적인 노력보다 누군가의 힘을 빌리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 스스로의 역량으로 정당하게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더 큰 힘에 기대어 올라가려 한다. 그리고 그것이 당연한 듯 여겨지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묻는다. 정당한 실력보다 강한 배경이 더 중요하다면, 과연 우리가 쌓아 올리는 명성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러나 그렇게 얻어진 자리와 이름이 영원할 리 없다. 쉽게 쌓아 올린 것은 쉽게 무너지고, 견고하지 않은 토대 위의 성은 바람 앞에서 속절없이 흩어진다. 자신의 이름으로 이루어낸 것이 아니라면, 결국 그것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언젠가 그 자리를 지켜주던 힘이 사라질 때, 남아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남겨진 것은 허무함뿐이다.
높이 올라가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방식으로 그곳에 도달했느냐이다. 자신의 힘으로 한 계단씩 올라선 사람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때조차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사람은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직한 노력이 만든 결과는 결국 가장 강한 빛을 발한다.
누군가의 힘을 빌려 얻은 성공은 허망할 뿐이다. 마치 모래 위에 지어진 성처럼, 시간이 지나면 흔적조차 남지 않는다. 반면, 스스로의 힘으로 세운 성취는 비록 더디더라도 단단하다. 우리는 때로 느리게 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 사실을 잊곤 한다.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지는 결국 우리의 몫이다. 허망한 높이를 꿈꾸며 흔들릴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힘으로 단단한 길을 만들어 나갈 것인가. 선택은 어렵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진정한 가치는 오로지 자신의 노력과 실력에서 비롯된다는 것.
"그대의 명예는 그대의 것이어야 한다. 남의 힘을 빌어 얻은 것은 결국 남의 것이 된다." – 세네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