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마음은 누구나 갖고 싶어 하지. 그것은 나를 살아가게 만듦으로.
언젠가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음을 깨달았을 때 마음 한편에 죄책감이 서렸다.
그는 내가 미워할 만큼의 잘못을 한 적이 있던가. 미워해야 하는 이유야 몇 초의 틈 없이도 연달아 말할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러한 이유를 앞세워서 그를 미워한들,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그리고 그를 미워하면 할수록 마음에 공허란 구멍이 뚫리는 것 같았다. 무엇을 해도 불순한 감정만이 나를 지배한다고 느꼈고, 이렇게 삶을 살아가는 건 옳지 못하다고 느꼈다.
영화나 책, 만화 같은 이야기 속에서 누군가를 향한 복수의 마음으로 지금을 살아가는 존재를 보았을 때.
지금을 살아갈 수 없는 존재가 목적을 갖기 위한 마음으로 미움을 택한다면,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설령 나를 죽인다고 할지라도, 어떻게든 삶을 이어가다 보면 또 다른 이유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나를 죽이고 싶지 않다. 그러므로 나의 마음에서 미움이란 과하게 있어선 안되었다.
그렇다면 나를 살리는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나를 살리는 마음은 우습게도 사랑에 있다. 사랑을 믿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사랑을 한다는 것. 그것이 사람일 수도, 강아지일 수도, 고양이일수도, 혹은 생명이라고 할 수 없는 어떤 것일 수도 있겠지. 나는 사람을 사랑하고, 강아지를 사랑하고, 고양이를 사랑하고, 이야기를 사랑한다. 참 박애주의적인 면모를 갖고 있기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나는 삶을 이어가야만 한다.
그들에게 나의 부재가 많은 슬픔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며 슬픔을 갖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언젠가 종종 순간을 견디기 어려웠을 때, 그러니까 조용히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었을 때 그들을 바라봤다. 그들을 바라보았을 때, 세상을 살아가야 할 이유를 깨달았다. 그리고 마침내, 나 또한 그들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았다. 그것을 알았을 때 나는 두려웠고, 동시에 행복했다. 앞으로의 생이 얼마나 더 고통스러울지 가늠할 수 없었기 때문에 두려웠고, 동시에 많은 고통이 산재해 있더라고 견딜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행복했다.
동시에 많은 사랑 중 가장 사랑하는 존재를 위해서 내가 해야 하는 것을 빈 노트에 써 내려갔다.
그 아이를 위해서, 나는 지금껏 애써 피해온 것들을 향해 나아갈 수 있었다. 그것이 내가 간절히 지켜내야만 하는 나의 아름다운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