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을 만들어야겠어
눈사람을 만들기 위해서는
포근하게 쌓인 눈을 바라봐야 한다
한 줌의 눈을 손에 쥔다
사람의 열기에 녹아 사라지기 전에
꼭, 꼭 하나의 점으로 뭉친다
뭉쳐진 눈은 마치 솜 같아
이불이 될 수도 있으려나
잠시 멈칫거리다
바닥을 훑는다
어디부터 어디에까지 점을 굴려야 할까
점은 모여 선이 되고
선이 모여 면이 된다는데
이것은 이미 점이자 선이고, 면이니까
점차 부풀어 오르는 점을 바라본다.
작은 것 하나.
보다 조금 더 큰 것 하나.
완성된 두 개의 덩어리 혹은
눈사람
너는 왜 사람이야?
나를 향해 웃어주지도 않는데.
생명을 불어넣을 수 없어도
나의 친구가 되어줄 수 있을까
겨울은 너무 차가우니까
나를 꼭 안아줘야 해
그렇다면 너는 사라지겠지
언제나 그렇듯
아무 소리도 없이
사라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