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은 나에게 저주 같은 것

by ㄱㄷㅇ

옛날 옛적의 일이야. 나는 까마득한 절벽 아래를 바라보고 있었지 그곳엔 어둠이 가득했던 것 같아

웅웅 울려대는 소리뿐이었지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어 소리마저 잡아먹는 어둠이라니.

마치 블랙홀 같잖아 그렇지만 그 어둠은 나를 잡아먹지 않았지 다만 언제나 늘, 그곳에 있었어 손을 뻗어도 잡히지 않았고 그것을 손에 쥐고 싶었어. 손에 쥐고 소중히 담아, 조용히 나의 방으로 함께 가고 싶었어 방은 너무나 밝았으니까 너무 밝아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빛. 눈을 뜰 수 조차 없는 곳에서 나는 길을 잃었지


빛에 눈이 멀다니. 나에게 빛은 축복이 아니라 저주 같은 것일까.


그래서 숨고 싶었던 것 같아. 누구나 행복한 세계에서 나만은 행복하지 못한 것. 빛이 있어 사람들은 웃음을 띄었고 어둠을 몰아냈지. 어둠 속엔 괴물이 존재한다고 믿으면서 빛을 기다리고, 빛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 저들은 어떻게 빛 속에서 똑바로 앞을 볼 수 있는 것일까 궁금한 적도 있어.

그래서 그들 중 한 명에게 물었지. 너무 눈이 부시지 않느냐고. 어떻게 빛의 세계 속에서 앞을 잘 볼 수 있느냐고. 그러자 그는 빛에 눈이 부신다는 게 뭐야?라고 말했어. 눈이 부시다는 건, 빛이 너무 강해서 아무것도 볼 수 없다는 뜻이야. 모두가 그 빛을 좇지만, 정작 그 안에서는 방향을 잃고 눈을 감게 되는 것이지.

내가 말했을 때 그는 이미 내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어


그가 어디로 갔는지 찾고 싶었어 하지만 이미 그가 사라진 곳은 빛으로 가득했고

망할 빛 때문에, 나는 그를 찾을 수 없었어


나는 다시 절벽으로 향했어

어쩌면 그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그러나 그곳엔 여전히 나만이 존재했고 나는 어둠을 바라보았지.

어둠 속엔 더 짙은 어둠이 있을 테니까. 그곳에서는 망할 저주로부터 벗어날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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