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겨울이 오려나

by ㄱㄷㅇ

부쩍 날이 차가워졌습니다. 지난 새벽에 잠시 바깥을 나섰는데 입김이 나오는 것 같아서 잠시 놀라기도 했어요. 시월이 아직 체 가지도 않았는데 날이 이토록 차가워질 줄은 몰랐으니까요.


무척이나 더운 여름을 지나오면 갑작스러운 추위가 더 낯설게 느껴지게 됩니다. 이런 날씨가 오면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저는 평소엔 잘 아프지 않다가도 일 년에 한 번씩 크게 아프기 때문이에요.


쓰러질 듯 열이 오를 때, 아무도 없는 방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는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가장 서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고작 몇 걸음 너머에 있는 물을 마시기 어려워지면 곁에 누군가 있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들기도 하고요.


찬 방에 홀로 눕게 되는 시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저도,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모쪼록 이번 겨울은 추위보다 온기가 더 많은 시간이 찾아오기를 바랍니다.



곧 겨울이 오려나


놓아버린 이야기가 성실히 도망가서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래서 더 이상 내가 모르는 것이 되어 버린다면

그건 슬픈 일일까요, 아쉽고 불행하기만 한 그런?

내가 모르는 일이 되어 버렸기에

영영 떠나버린, 그런 일이요.


억지로 붙잡기에는 내 손에 쥐어진 적도 없는, 지난여름처럼

힘주어 잡고 붙들어야 하는 기억이 아닌 어렴풋한 장면으로 남을 겁니다.


읽지 못한 것이 아닌, 읽지 않기로 한 이야기로, 그렇게 존재할 것이고요.


씁쓸한 맛이 공기에 스며듭니다

숨을 내쉴 때마다 마른 나뭇잎이

입 속으로 들어오는 것 같은 기분.


바스러지는 나뭇잎을 보면서

언젠가 나 또한 저렇게 스러지는 날이 오겠지.

하고 생각하게 되는 그런 날이 오고 있다는 뜻이고


그런 날이 온다면

그날은 눈이 무척이나 많이 와서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었으면 좋겠습니다.


고요한 세계가 포근히 잠기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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