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도 살아 내고 있습니다.
저는 잘 지냅니다.
여러 일들이 있었지요. 나에게도, 당신에게도.
견디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여러 번 들었지만
다행히도 저는 살아 내고 있습니다.
삶의 어느 부분이 잘못된 건 아닌가 싶지만,
웃고, 울며 생을 살아가는 여느 사람처럼
이 삶을 지켜내고 있습니다.
그러니 걱정은 마세요.
길을 걷다 우두커니 길가에 서서 눈물을 흘려도
늦은 새벽잠에 들지 못해 뒤척이는 날이 있어도
해가 뜨면 남들과 같이 잠에서 일어나 아침을 먹으니까요.
비가 오던 날에
비를 맞으며 거리를 서성일 때도 있지만
젖은 머리를 털어내면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할 때면
그래도 나름 행복해집니다.
행복, 두 글자를 곱씹어봅니다.
당신이 말했지요,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고.
지금을 행복하다 여기면 그것이 행복일 거라고 당신은 말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지금 내가 행복한 걸까,
웃고 떠드는 나의 모습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건가.
바보 같지요.
그때와 별반 다를 바 없는 모습이 답답하게도 느껴질까요.
당신이 나의 세계를 떠나간 뒤로
걷잡을 수 없이 퍼지던 어둠이 더 이상 뻗어 가지 못하는 순간이
또렷하게 기억납니다.
그날은 아침 일찍 눈이 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