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담배는 타들어간다.

by ㄱㄷㅇ

어느 날 그는 나에게 담배를 피우러 가자고 그랬다.

말없이 몸을 일으켜 세우자

그는 놀란 기색을 감추지 않고

되었다고 나의 어깨를 지그시 눌렀다.

구석진 곳으로 사라지는 그를 바라보면서

그가 담배를 피우는 이유를 떠올렸다


그는

처음엔 분명 어느 이유로부터

입에 담배를 물었다고 그랬다.

그것은 일종의 분노였고

증오심을 내뿜는 행위라고 했다.

세계가 금하는 행위를

절실히 수행하는 것.


세계를 향한 반목행위를 일삼다가

지금은 거짓 필요에 따라

니코틴을 흡수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일생이라고 생각했던 마음이

연기와 함께 흩어질 수 있을까.


숨을 들이켤 때마다 태워지는 담배를 바라보다

건너편 돌담과 바닥면이 닿는 곳에

담배를 던졌다.


그렇게

버려진 담배는 타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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