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는 거란걸 알면서도 놓지 못했어
잘 지내냐는 안부를 물어
이미 오래전 연락했어야 하는데
좀처럼 마음이 쉽게 비지 않아서
네 생각을 하면서도
닿지 못할 인사만 하게 되었어
조금 늦었지만
잘 지내냐는 안부를 물어
포기하면 편하다는 말.
내가 자주 하곤 했고
그럴 때마다 너는
내 팔을 꼭 잡았지.
포기하면 모든 게 끝이라고 하면서
결국
나는 하나씩 놓아버렸고
그 끝엔 네가 있었지
네 말처럼
모든 게 끝인 것처럼 느껴졌어
그 끝에 네가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그럼에도
그 모든 과정이
회피라는 걸 알면서도
끝내 그러했던 건
그건
나도 모르겠다.
주워 담을 수 없는 말들이
바닥에 쌓여있는 걸 보니
이미 일은
오래전에 벌어졌음을
깨닫게 해주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