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알고 있었어
나의 지금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오래도록 생각했지만 쉽게 정답을 찾지 못했어
그러다 가끔씩
그래. 어쩌다 마주치는 현실을 깨달을 때마다
도망치고 싶었지.
조용히, 완전히 사라지고 싶기도 했고.
누군가 나에게 잘 지내느냐고 물을 때마다
설핏 웃음을 지어 보이는 것도 지쳐서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마음 안 쪽에서 일렁이는 울음을 참아야 했으니
그러다 너와 마주한 날에
네가 나에게 말했지. 오래도록, 가끔씩 보고 싶다고
그때였다. 메마른 흙속에 여린 새싹이 반짝이던 순간이
그때에 너는 나를 왜 그런 눈빛으로 바라보았을까.
가엾어하던 너의 얼굴이 나를 몰아세우면서도
다시 한번 살아내야지. 하고 마음을 다잡게 하는
손 끝 하나 움직일 힘없다 생각하면서도
기어이 몸을 일으켜 하루를 시작하게 하는 사람.
나에게 너는 그런 존재였다.
네가 있는 곳은 언제나 기분 좋은 바람이 불었어
향긋한 숲내음과 약간은 시린 하늘이 있었고-
그래, 너는 나의 구원이었던 거야.
고마워. 너는 나의 하루를 시작하게 하는 동력이었으니
지금에서야 닿기를 바라는 건 우습지만, 그럼에도
나의 감사가 너의 새벽에 포근한 웃음을 안기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