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예정된 일이 없는 날이에요. 지난주부터 연휴엔 무얼 할까 고민하는 새 벌써 연휴의 첫날이 끝나가고 있네요. 문득 지난해에 한 번도 바다를 보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스무 살이 되고 나서 한 번도 바다를 보러 가지 않은 적은 처음입니다.
습관처럼 현실이 벅찰 때마다 찾던 곳들을 갈 수 없게 된 건 어떤 이유 때문인지, 아직은 가늠이 잘 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이번 연휴엔 바다에 가볼까 했는데요. 벌써 첫날이 끝나 버려서 아마 어려울 것 같고, 다음을 기약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바다가 그립지만, 그리운 게 바다만은 아니기도 해서요.
그렇다면 나는 또 무엇을 그리워하는가.라는 고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 무척이나 무엇이 그리운데, 그 무엇에 대해선 모르겠어요. 꽤나 오랜 시간 헤매지 않을까 싶습니다.
목적 없이 삶을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겠습니다. 분명한 마음을 갖지만, 목적은 없는 것.
그렇게 사는 것이 괜찮은 삶인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입니다.
실수를 하게 되는 날이 있다.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처음부터 실수임을 자각하고 있음에도 하게 될 때
나는 필수불가결한 허탈함을 느낀다.
이제는 가질 수 없는 마음을
목적 없이 이곳을 떠나
목적 없이 길을 걷고
목적 없는 사랑을 갖고 싶다
때때로 내가 사는 곳이
낯설어질 때가 있다
몇 해동안 지내고 있던 곳임에도
본래 내가 있던 자리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
매일 등을 베던 침대도,
머리끝까지 덮던 이불도
모두 피부에 와닿는 감촉이
타인의 것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나는 무서움을 느끼고
가본 적 없는 집을 생각한다
누구도 존재하지 않던 장소이며
오로지 나의 흔적만이 자리 잡은 곳을
그러다 보면 문득 외로워지고
누군가를 그곳으로 초대한다
아무 소리도 없던 곳에
시끌벅적한 소음이 섞이게 되면
그제야 나는 안도하고, 눈을 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