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우연들>, 김초엽
우연한 순간들이 때로는 나를
가장 기이하고 반짝이는 세상으로 데려가고는 했다.
그 우연의 순간들을 여기에 조심스레 펼쳐놓는다.
p.11
내가 소설을 쓴다는 것을,
언젠가 소설가가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나는 물론이고
세상 누구도 믿지 못하던 시절에도,
책상 위에 올려진 작법서는
내가 지금 소설을 쓰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고는 했다.
p.130
세상에는 수천수만 가지의 창작법이 있고,
개인의 작업 방식에 맞는 작법서를 발견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중 나에게 특히 유용했던 책들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p.131
좀 더 많은 책이 그렇게 우연히
우리에게 도달하면 좋겠다.
우리 각자가 지닌 닫힌 세계에
금이 간다거나 하는 거창한 일까지는
일어나지 않더라도,
적어도 우리는 조금 말랑하고
유연해질 것이다.
p.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