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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루씨 Aug 31. 2023

#4. 브랜딩 하려다 짤렸습니다_조직문제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브랜딩, 사실은 힘의 논리


사실 브랜딩과 마케팅이 영업 조직과 한데 묶여 있다 보면 영 끗발이 없다.

영업은 당장 돈의 논리가 중요한데,

브랜딩은 예산은 많이 드는데 그 효과는 금방 돈으로 환산되는 게 아니다 보니

조직이 작고, 돈이 잘 안도는 기업일수록 

힘에서 밀리게 된다.


CEO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의 중심점을 잡고 

과하다 싶을 만큼 밀어줘야 겨우 제대로 갈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방향 결정에 있어서도 다분히 철학과 취향의 문제이다 보니

의견 조율도 힘들어서 결국은 윗선에서 결정하는 대로 따라가는 게

그나마 가장 매끄럽고 합리적일 때가 많다.

그러니, 조직 단체장들 바뀔 때마다 브랜드 로고니 슬로건이 바뀌지 않는가.


그래서 브랜드 조직은 CEO 바로 밑에,

현장 영업 조직과는 좀 떼어서 별도의 예산을 책정해 놓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그러나, 회사 조직이 작을 때는 

영업, 마케팅이 분리되기도 어렵고 

더더군다나 브랜딩 조직을 별도로 떼어놓기는 더 어려운 법이다. 

초반에는 하나의 조지에서 속도와 효율성을 가지고 일하는 게 낫다.


하지만 어느 시점이 되어 조직이 고도화되려면

각각 전문성을 가진 인력들로 다시 조직 세팅이 필요하다.

문제는 그새 세를 갖춘 보직장들 간의 조직 경쟁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는 점과

또 그 시점을 누가 결정하느냐의 문제다.

결국은 파워 게임이다




미묘한 타이밍


타이밍은 별로 좋지 않았다.

사실 브랜딩은 장사가 잘 될 때
밀어붙여야 한다

미래가 있어 보일 때 베팅도 하는 거다.

하지만, 이왕 내친김이었다.

브랜드 얘기의 마무리는 결국 조직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니까.


시점이 문제라면 사실 시행은 나중에 해도 되는 것이지만

나의 몫은 소신껏 이야기하는 것까지.

그 이후는 윗분들의 몫이니까.


다시 한번, 진정성으로 승부하기로 마음먹고

그간 느낀 조직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에 대해 말했다.


받아들인다면 미래가 있는 거고,

아니라면 어차피 미래는 없는 거니까.

미래 없는 회사에서 더 이상 시간 낭비하지 말자.


다시 한번 어색한 침묵


흠, 하지만 역시 반응은 없었다.

아무런 말없이 

“시간을 좀 주시죠”한다.


그리고 한 달 후, 시원하게 짤려 버렸다.

참, 세상은 내 마음 같지가 않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실패하면 죽음이다. 

                                     그러고 보니 회사 생활도 <오징어게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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