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속에서 이미지로 떠오른 사람

눈물로 모든 것을 정화시키는 한 영혼(spirit)

by 이아
그처럼 신음 소리를 내며
울고 있는 것은 그 여자가 아니었으니,
그녀 혼자가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것은 그 도시 전체,
도시와 그 변두리,
그리고 그 너머였던 것이다.

그것은 땅덩어리 전체,
산 자와 죽은 자들이었다.

걸음걸이가 보기 흉하고
어깨가 엄청나게 떡 벌어진
그 여자는
살과 피가 아니라 눈물로,
오직 눈물만으로 된 존재였다.

그녀는
한 여자에게서가 아니라
모든 남자 모든 여자의
고통에서 태어났다.

진흙탕과 초석 빛깔의
낡은 천으로 몸을 두른
이 떠돌이 여자는
어떤 공통된 고뇌의 발산이었다.

상과 유기와 배반이 분비한
가지각색의 슬픔들이
이 비물질적인, 그렇지만
이따금씩 가시적이 되는
이 존재를 낳은 것이다.

그녀는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가장 헐벗은, 구걸하는 존재였다.

그녀에게는
자신의 고유한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심지어 자신의 몸도,
심지어 자신의 눈물도 없었다.

그리하여 그녀는
보임의 세계의 극한적 변경에서,
그리고 대개는 보이지 않음 속에서
끝없이 걷고 또 걸어야 했다.


From. 프라하 거리에서 울고 다니는 여자 - 실비 제르맹


이 문장을 만난 것이 저에게는 어떠한 소명(calling)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자신의 고유한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몸도, 눈물도 없는 그녀!

땅덩어리 전체, 산 자와 죽은 자들과 함께 신음소리를 내면서 우는 그 여자!

이렇게 눈물로 모든 것을 정화시키는 영혼(spirit)이 있어야 하겠구나~


그래야, 제 1차, 2차 세계대전, 수많은 전쟁들, 미움, 탐욕, 싸움, 그리고 개인으로 시선을 돌리게 되면,,


한 개인의 정신적인 증상과 아픔들, 흔히들 쉽게 표현하는 우울이나 불안, 각종 정신 질환들이 치유되지 않을까? 그리고 가장 가까이에, core에 도달하면 제 자신의 증상들, 아픔들, 기억들, 감정들, 현상들도요~ 머리로 배운 것들, 가슴으로 느낀 것들 너머로 가자!


그리하여 저는(그녀는) 보임의 세계의 극한적 변경에서, 그리고 대개는 보이지 않음 속에서 끝없이 걷고 또 걸어야 했다.


이 마음,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기록해둡니다.


그리고, 소설을 이렇게 쓸 수도 있다는 것을 이 분을 통해서 배웠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너무 형식에 집착한 나머지 본질을 잊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서사가 없는 소설도 가능하구나!, 이렇게 표현하는 한 사람이 존재하구나..


좀 더 다양한 방식의 글쓰기, 다양한 방식의 상담을 실험해보고 싶어지네요.


#실비 제르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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