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우리 며칠만 더 버텨보자
33주 0일이 되던 새벽 한 시,
예고 없이 양수가 터져버렸다.
마치 막힌 댐이 열린 것처럼 콸콸콸.
오빠, 양수가 새나 봐.
우리 병원 가야 할 것 같아.
선생님, 양수가 갑자기 터져서 다 쏟아졌어요.
어떡하죠?
보통 조기양막파열은 양수에 감염이 있거나 배뭉침(조기진통)이 동반된다고 하는데, 나는 그런 경우가 아니어서 (검사결과 피 소변 양수 모두 깨끗하고 배뭉침도 전혀 없었다..) 아직도 파열 원인을 알 수가 없다.
대학병원 실력 있고 좋으신데, 자꾸 정신없을 때 인체 부산물(혈액, 양수, 조혈모세포 등) 연구결과 활용 동의서를 받으려고 하셔서 부담스럽다. 설명은 부족하게 하시고 서명만 받으시려 하고... 내용 읽어보게 사본 달라고 수차례 요청드려도 주지도 않으시고... 환자의 인체 부산물은 엄연히 환자의 것인데, 마치 공유재처럼 쓰려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런 건 제발 개선되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