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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월애 Nov 24. 2020

Life goes on.. 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

불안한 우리 모두에게 토닥토닥

BTS의 새 앨범이 나왔다. 그리고 타이틀곡의 뮤직비디오를  등교하지 못하고 온라인 수업을 들은 짱구와 함께 봤다. 짱구와 지난 'Dynamite'부터 뮤직비디오와 무대를 챙겨 봐 왔던 터라 기대가 크다.


드디어 뮤직비디오가 공개가 되고... Dynamite와 같은 신나는 댄스곡을 기대했던 짱구는 지난번과 같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 일단 댄스가 없었고 잔잔한 멜로디와 가사를 짱구가 모두 이해하긴 좀 힘들었던 모양이다. 나 또한 이번 곡은 빌보드 핫 100은 힘들겠는데 생각하다 갑자기 실소가 터져 나온다. 당연한 것처럼 BTS는 빌보드 차트와 연관이 되니 말이다. 빌보드의 높은 장벽을 우리 동네 차트쯤으로 생각했던 거 같다.


사죄하는 마음에(?) 다시 한번 뮤직비디오를 본다. 그런데 두 번째 보니 처음에는 몰랐던 가슴이 몽글몽글해지는 것을 느낀다. 코로나 19로 나갈 수 없는 멤버들은 집에서 함께 게임도 하고 피자도 먹으면서 나름대로 예고 없이 찾아온 팬데믹을 이겨내려 노력하지만 예전에 함께 즐겼던 필름을 바라보는 멤버들의 모습에서,  잠실 주경기장을 슬프게 바라보는 뷔님의 눈에서 가슴 한켠이 먹먹하다. 평범한 일상이, 그들에겐 당연한 팬들과의 공연이 이젠 더 이상 평범하고 당연하지 않고 아이러니하게 소망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눈물을 흘리게 된 건 진 님이 눈을 감자 화면이 바뀌고 그들이 있는 곳은 팬들이 없는 텅 빈 공연장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였다. 텅 빈 공연장... 언제나 팬들의 함성과 화려한 조명으로 꽉 찼을 법한 공연장을 black&white로 나타내어 더 이상 현실이 아닌 과거의 추억이고 그리움이 되어 버린 듯해서 눈물이 났다.

  


'life goes on'의 가사처럼 아무런 예고 없이 세상이 멈추었고 끝이 보이지 않고 출구가 있는지 의심스러운 모두가 지치고 힘든 상황에서 우리에게 빛은 또 떠오르니까 멈추지 말라고 위로한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돌아올 거라고 불안한 우리를 토닥여준다.


나는 비록 그들의 열정적인 '아미'는 아니지만 그래서 이 곡의 메시지를 온전히 알 수는 없지만 난 오늘 이 노래 한 곡으로 위로를 받았고, 참고 있었던 눈물을 흘렸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그리고 오늘 나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 아침에 짱구가 등교를 하고 하교 시간까지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던 중 갑자기 핸드폰 알람이 울린다. 다시 코로나 3차 대유행이라 할 만큼 연일 확진자가 급증을 하고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도 어제만 23명의 코로나 환자가 발생했다. 불안한 마음에 아침에 학교를 보내야 하나 고민하다 학교에서 별다른 공지가 없으니 일단 보냈는데 짱구가 다니는 학교에도 확진자가 발생해서 2교시 마치고 귀가 조치시킨다는 문자였다.

 


교문을 나오는 짱구의 모습이 불안해 일단 꼭 안아주며 안심시키고 집으로 왔는데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눈물을 터트린다. 그동안 언론에서 아무리 개인위생 철저히 하고 되도록이면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고 해도 집에만 있는 게 답답해서 빨리 코로나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투정 부리기만 했는데 짱구와 관련된 곳에서 확진자가 나오니 무서웠던 모양이다.


한참을 진정하고 나니 '오늘은 좀 쉬어야겠어'하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노는 짱구를 보며 아직은 아이구나 싶으면서도 혹시나 싶어 걱정이 되는데 학교에서 다시 한번 검사 대상 학생과 교직원들은 모두 검사를 완료했고 학교도 두 차례에 걸쳐 소독을 완료했다는 문자를 확인하고서야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다.


아침에 일어나 확진자가 얼마나 나왔나 확인하고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챙기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린 지금 이런 지독한 일상이 서너 달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올해 짱구의 사진에는 언제나 마스크가 함께 했고 2020년이 다 지나간 지금까지도 매일 등교는 꿈같은 이야기다. 지금이 일상인지 코로나 이전이 일상인지 헛갈리고 코로나 이후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도 확신이 없다.


그렇게 힘들고 지친 나에게... 짱구에게... 우리에게 조용히 되뇌어본다.

life goes on like this again... 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

I remember... 이것만 기억해. 우리의 하루가 돌아올 거야 아무 일도 없단 듯이 life goes on


매일 마스크를 써야 하는 답답함보다 하루하루 가슴 졸이며 살아가야 하는 현실이 더 답답하고 

끝을 모른다는 게 무섭기만 한 요즘 

하지만 매일 긴장하며 살아간다는 것을 잊어야만 했던 나에게 

이 곡은 위로가 되었다.

그래서... 마음껏 울을 수 있어 가슴 한켠이 조금은 후련한 하루라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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