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추억바라기 Feb 09. 2020

우리 가족 힐링 푸드, 7년 노하우 아빠표 떡볶이

가족이 모두 좋아하는 핸드메이드 떡볶이 맛보실래요

"아빠, 오늘 저녁은 떡볶이 해주세요."

"그래, 오빠! 오빠 덕에 오늘 저녁 준비는 안 해도 되겠네."




주말이나 휴일이면 아이들이 종종 떡볶이를 해달라고 조르곤 했었다. 이제는 많이들 커서 그런지 자주는 아니지만, 한 달에 한두 번은 내가 직접 하는 떡볶이를 기대하는 눈치다. 나의 떡볶이는 우리 가족의 행복한 메뉴고, 떡볶이를 하는 날이면 아내는 저녁에 '뭐 해 먹지' 하는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는 말 그대로 아내가 '쉼표'를 찍어도 되는 날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떡볶이는 우리 가족 입맛에 딱 맞는 맞춤형 힐링 푸드이다.

 

나는 요리하는 걸 좋아한다. 직접 요리하여 가족의 식탁을 풍성하고, 즐겁게 만드는 일이 나에게도 힐링이고, 이렇게 요리한 음식을 맛있게 먹는 가족들을 보면 더 행복해진다. 직접 할 수 있는 요리는 많지는 않지만 꽤 오랜 기간 해오던 메뉴들이라 이젠 한결같은 맛이 난다. 가족을 위해 종종 하는 요리는 된장찌개, 부대찌개, 김치찌개, 카레, 콩나물국, 어묵탕, 비빔국수, 김치말이 국수, 볶음밥, 제육볶음, 꽃게탕 등 다양하지는 않지만 나름 '한국인의 밥상'을 책임지는 대표 메뉴들은 대부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중에서도 우리 가족이 가장 좋아하고, 내가 가장 자랑할만한 메뉴는 뭐니 뭐니 해도 '떡볶이'이다.


"철수 씨, 어제 수영이가 떡볶이 먹고 집에 가서는 민수 아빠 떡볶이 너무 맛있다고 자랑했대요."

"아빠, 아빠 떡볶이 너무 맛있어. 둘이 먹다가 정말 하나 죽으면 잠시 동안은 모를 맛이야."   

아이들과 아내는 내가 떡볶이를 하는 날이면 늘 이렇게 기대에 찬 목소리로 응원과 격려를 아낌없이 보낸다. 지금이야 아이들 입맛도 바깥 음식에 길들여져서 그런지 아니면 입바른 말을 하는 나이라서 그런지 이런 칭찬은 없지만 서도. 


오늘 저녁은 우리 가족을 위해 맛있는 떡볶이를 요리했다. 나의 떡볶이는 꽤 오랜 시간을 다듬어져 왔고, 이젠 양념장에 들어가는 재료며, 들어가는 메뉴의 양이 예전 어머니의 손맛처럼 일정해졌다. 그럼 우리 가족의 힐링 푸드인 '아빠표, 떡볶이'를 만들 준비를 해 볼 시간이다.


우선 양념장은 고추장, 간장을 베이스로 한 일반적인 떡볶이 양념을 좋아한다. 양념장에 들어가는 양념은 4인 가족 기준으로 고추장 3큰술(혹은 4큰술), 간장 4~5큰술, 고춧가루 3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그리고 설탕은 만드는 사람과 먹는 사람 기호에 맞게 적당히 넣으면 된다. 조금 많이 넣으면 초등학교 앞 떡볶이 맛이 나고, 조금 덜 넣으면 즉석 떡볶이 집 떡볶이 맛이 난다.  난 예전엔 간장도 직접 만들어 숙성시킨 마늘 조림 간장과 고추 조림 간장을 썼지만 이젠 그렇게 자주 해 먹지 않는 통에 일반 진간장을 사용한다.


이젠 떡볶이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준비할 차례다. 우리 집 '아빠표 떡볶이'를 맛나게 하는 방법 중 하나는 베이스가 되는 육수를 만들어서 떡볶이를 조리한다. 베이스가 되는 육수는 멸치와 파뿌리, 양파껍질, 다시마 등을 끓여 우려낸 멸치 육수이다. 육수를 내면서 미리 떡은 찬 물에 담가 놓으면 떡볶이 할 때 좀 더 말랑하고, 쫀득한 식감을 유지할 수 있다.  


이렇게 끓고 있는 육수에 야채를 넣으면서 조리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자주 사용하는 야채는 콩나물과 양배추 그리고 양파를 자주 사용한다. 콩나물은 떡볶이의 식감을 한 층 업그레이드시켜주고, 국물 떡볶이의 시원한 국물 맛을 깊이 있게 잡아준다. 또한 양배추와 양파는 자연스러운 단맛을 내주는 야채라 매콤 달콤한 떡볶이와 잘 어울리는 야채이다. 이때 중요한 포인트는 콩나물을 처음부터 함께 끓이게 되면 오히려 콩나물이 푸~욱 삶겨 식감을 헤칠 수 있으니 어묵을 넣고 난 뒤에 넣어 주는 게 좋다. 이렇게 콩나물을 뺀 야채를 넣고 난 후에 어묵을 기호에 맞게 잘 썰어 넣어준다. 어묵은 멸치 육수와 콩나물로 깊이 있어진 국물을 더 시원하고, 깊이 있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건져먹는 재미도 있지만, 국물 맛이 끝내주게 만드는 신의 한 수가 된다.


이렇게 어묵까지 넣고 나면 콩나물을 넣고, 미리 만들어 놓은 양념장을 조금씩 으깨어가며 국물에 잘 녹도록 양념을 푼다. 이렇게 풀어진 양념 위에 떡과 라면사리를 넣어주고 마지막으로 어슥 썬 파를 위에 뿌려주면 떡볶이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가 들어갔다. 


아내와 둘째가 치즈를 좋아하기 때문에 '아빠표 떡볶이'의 떡은 치즈떡을 사용한다. 이렇게 치즈떡을 쓰는 경우 떡과 라면사리가 익어갈 즈음에 불을 끄고, 테이블 위에 빨리 내어놓으면 된다. 아, 마지막으로 '아빠의 정성과 사랑'이 가미되면 떡볶이 준비 끝. 이렇게 테이블 위에 내어 놓은 우리 가족 힐링 푸드 '아빠표 떡볶이' 먹을 준비는 끝나고, 우리 가족은 오손도손 이야기 꽃을 피우며 맛있게 먹기 시작한다. 난 이 저녁 시간이 너무 행복하고, 이렇게 맛있게 먹어주는 우리 가족에게 너무 감사한다.


"얘들아, 난 너희들 먹는 것만 보면 배가 부르다. 하하~, 많이들 맛있게 먹어!!!"


이전 02화 아들의 폭풍 칭찬이 간절히 듣고 싶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