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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억바라기 Oct 30. 2020

남이 해주는 밥이 먹고 싶다는 아내 때문에..

요리 1도 몰랐던 남자의 요리 이야기의 시작(Prologue)

결혼 20년 차, 직장 생활 21년 차.

시작한 것들을 따져보니 이젠 나이만큼이나 많은 일들이 연식(年食)이 되었다.


내 나이 마흔일곱, 이젠 어디서 젊다는 소리를 들을 일이 없는 중년의 나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다니는 직장과 가장이라는 타이틀을 빼고는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은 그냥 그런 '아저씨'였다. 이런 내게 요즘은 가슴 뛰게 하고, 활력을 쏟게 하는 일들이 많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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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사랑하는 가족의 입과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나의 주말을 조금 더 보람차게 하는 그것이 있어서 좋다. 바로 요리(料理). 요리란 여러 조리 과정을 거쳐 음식을 만드는 말을 일컫는다.


요리라고 거창하게 붙이기는 했지만 그냥 내 요리는 가족을 위한 추억이고, 사랑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가끔 음식을 조리하기는 했지만 정식으로 가족을 위해 요리하기 시작한 것은 6, 7년이 될까 싶다. 내 첫 요리는 아내와 연애하던 시절에 만들었던 김치죽이다. 자취방에 놀러 온 아내를 위해 대학생 시절 주머니 사정도 녹녹지 않았을 때여서 냉장고에 있는 걸 털어서 아내를 위해 처음 만든 음식이 바로 그 김치죽이었다. 맛이 어땠는지는 20년도 훌쩍 지난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누굴 위해서 음식을 만든 것은 그날이 처음이었다.


결혼 후 아내나 가족을 위해서 음식을 만든 적이 없었다. 불과 6,7년 전까지만 해도.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아내에게 던졌던 질문 하나로 주말 가족을 위한 '요리하는 남자'의 길로 들어섰다. 이렇게 시작한 요리가 매번 즐겁지는 않았지만, 가족의 응원과 격려 덕분에 지금도 주말이면 난 늘 팔을 걷어붙인다.


처음에는 칼을 사용해 무엇이든 썰고, 자르는 걸 못할 정도로 요리에는 서툴렀지만 이제는 제법 근사한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는 '요리남'이 되었다. 시작은 볶음밥부터였지만 주말이면 매번 하는 요리 덕분에 이젠 제법 실력을 뽐 낼 정도의 맛과 경력이 되었다. 7년이라는 요리이 그냥 채워진 것이 아니어서 만들 수 있는 요리 가짓수도 꽤 될 듯하다.


내 글은 이런 요리와 관련된 우리 가족의 추억과 요리를 못해도 누구나 따라만 하면 맛은 보장할 수 있도록 설명한 간단 요리 레시피를 쓴 글이다. 내 요리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다. 난 오늘도 이런 내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있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오늘 요리를 한 번 해보면 어떨까. 내가 정성껏 만든 요리를 맛있게 먹는 그 사람 표정을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질 것 같다.  



참고로 궁금해하실 듯해서 위에 있는 글 중 아내에게 던졌던  질문과 아내의 대답은 아래와 같았어요.


"영희 씨,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얘기해봐요. 맛 좋은 걸로 내가 살게요."

"음, 난 남이 해주는 밥이 제일로 먹고 싶어. 그거면 될 거 같아요." 


주부를 전업으로 가족을 위해 삼시세끼 밥을 챙기는 아내분들은 이 답의 의미를 잘 알고 있을 거예요. 전 아내의 ''이라는 표현이 '남편'을 얘기한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그래서 전 요리를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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