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것들은 잃고 나서 깨닫게 되고, 좋아하는 일들은 시간이 지나서야 그 즐거움을 알게 되는 것 같다.
2014년 어느 날, 스마트폰에 찍힌 가족사진을 보다 갑자기 머릿속에 드는 생각이 있었어요. '이렇게 사진만 남길게 아니고, 사진을 찍고 있던 그 날의 감정이나, 기분을 고스란히 기록하면 어떨까' 하는 그런 생각 말이죠.
이렇게 시작된 내 글의 시작은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여행을 기록해 한 권의 책으로 내고 싶다는 구체적인 생각에 미쳤어요. 하지만, 제한된 여행만으로 글을 써 내려가는 것에는 한계가 있음을 알았고, 꾸준하지 못했던 탓에 내 생각을 글로 옮겨 책을 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아주 거리가 먼 이야기로 점점 현실에 타협해 갔어요.
그렇게 내 결심이 흩어져 내 기억에서도 가물가물해져 가던 어느 날 아내의 부탁으로 난컴퓨터에 있는 가족사진들을 정리하고 있었어요. 딸아이 키울 때 동영상이 눈에 들어와 동영상을 재생해보며 한참을 웃었고, 소중한 시간을 함께 보내며 웃고, 울었던 우리 가족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글로 옮겨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어요. 이런 생각을 하게 되자 글감은 머릿속에서 봇물 터지듯이 쏟아져 나왔고, 이 글을 예쁘게 쓰고, 뛰어놀 놀이터를 찾다가 만난 곳이 브런치였죠.
이렇게 쓴 나의 글은 나와 우리 가족의 행복했던 추억만을 기록하려고 쓴 글은 아니에요. 작지만 따뜻한 우리 가족의 에피소드, 슬프지만 아프지 않으려고 애쓰는 우리의 이야기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작게나마 미소 짓고,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글을 썼어요. 물론 나도 점점 나이가 들어가고, 더 이상 추억 속 오랜 기억들이 가물가물 안갯속에 있는 듯 아련하고, 희미해질 때쯤에는 내 글의 도움을 받아 행복했고, 즐거웠고, 슬펐고, 아팠던 우리의 사랑스러운 날들을 추억하기 위함이기도 하고요. 쓰려고 마음먹고 났더니 써야 할 이야기들은 넘쳐 나더라고요.
돌아가신 어머니와의 추억부터 뒤늦게 홀로서기 중이신 아버지 그리고 아내와의 연애, 결혼 스토리, 아이들과의 소중한 추억들, 나의 성장기까지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고, 글을 써내면 신기하게도 많은 글들이 사랑을 받게 돼 잊지 못할 또 하나의 선물을 받은 기분이 들었죠. 위로와 응원이 필요한 누군가를 위한 글이길 바랬지만 정작 그 글을 쓰며 내가 위로와 응원을 받고 있었어요. 과거의 하루하루가 차곡차곡 쌓여 오늘 사랑하는 내 가족이 있고, 내일의 우리가 있는 걸 감사하고, 난 오늘도 가족의 소중함과 작지만 큰 의미를 담은 나만의 글을 쓰고, 다듬어 세상에 내놓고 있어요.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은 큰 의미에서는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누구에게나 희로애락의 순간들은 있었을 테고, 사랑했던 가족을 만나고, 살아가고 그리고 헤어지는 이야기들은 저마다 마음속에 있을 거예요. 이렇게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공감 가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리고 따뜻하게 그려봤어요.
난 우리 이야기를 읽는 많은 분들에게 나와 비슷한 '당신'의 이야기 또는 당신에게만 있을 것 같은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당신의 깊은 추억 속에서 꺼내 볼 기회를 드리려고 해요. 이 책을 읽으며 당신의 이야기도 당신의 마음속 어디에선가 꼬물꼬물 떠올라 당신의 입꼬리를 살짝 잡아당기며 미소 지을 수 있는 어느 날을 기대하며 이제 나의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해요. 그럼 우리 집으로 들어오실 준비되셨나요? 어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