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혼과 함께 제2의 사춘기를 맞은 듯 생각이 많아졌어요
인생에 대한 고민들,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좋아하는것이 무엇인지, 남은 시간들을 어떤 삶으로 채워나갈수 있는지, 내게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사춘기때도 안했던 고민들을 나이 40이 넘어 새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수입도 반으로 줄었고, 고민을 나누고 생각을 나눌 사람도 반으로 줄었잖아요
많은것들을 혼자 해내가야 하니 더 늦기전에 더 많이 고민하고 미리 결정해놔야 하다보니 맘이 싱숭생숭할때가 많아요
그동안 아무생각없이 지나갔던 일들과 생각들이 요즘은 좀더 깊이 그리고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답니다.
그중에 역시 단연코 힘들고 어려운 일은 인간관계에 대한 일이더라구요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 이유없이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 자기들이 편견으로 나를 판단하는 사람들.. 살다보면 여러종류의 어려운 사람들이 있잖아요. 모두에게 사랑을 받을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건 기적같은 거잖아요
한때는 모두에게 착한사람이고 싶었던 적이 있었어요
싫은소리도 못하고 무조건 "네","맞아요","저도요"를 외쳤던 날들도 있었죠
많은 경우 다투기 싫고 상처받고 상처주기 싫어서 그랬던것 같아요
싫은소리해서 서로 어색하고 상처받느니 내가 좀 손해보고 말지, 내가 좀 불편하고 말지 하면서 넘어갔던 날들이 있었어요.
억지웃음을 짓고 맘에도 없는 장단을 맞춰주고, 나와 다른 생각임에도 박수를 쳐주던 날들이 있었죠.
지금이라고 많이 나아지진 않아서 싫은소리 잘 못하고 여전히 어지간하면 "네"라고 하지만 가끔씩 울컥울컥 올라오면 주체가 안되고 쏟아낼때가 있네요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어서 내 생각없이 그들에게 맞춰주고 살았지만 결국 어느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했던것 같아요. 언제나 모든걸 해주고 베풀어줘도 늘 받는사람들은 부족하다고 느끼는지 점점 당연하게 여기고 더 많은것을 양보하길 바라는 사람들을 대할때마다 갑자기 모든것들이 억울하고 화가나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했어요.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로 느낀다더니 어느순간 나는 당연히 양보하는 사람이 되어있더라구요
이혼을 계기로 조금씩 제 목소리를 찾아야겠구나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약해지면 제 아들도 보호해줄수 없으니 이제는 제 목소리를 내고 살기로 했어요
예의와 배려를 잊지 않겠지만 일방적인 희생을 원한다면 조금은 제 목소리를 내보려고 해요
물론 부작용은 있더라구요
사람이 변했다. 그런사람인지 몰랐다. 가식적이다 등등 안 좋은 소리들도 듣기 시작했어요
그정도 각오는 충분히 되어있었어요.
저에대해 애정이나 믿음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그런 저의 변화에 이유나 이야기를 먼저 물어보고 들으려했겠죠. 무턱대고 단정지어 버리는 사람은 저에대해 배려해줄 의향이 없는 사람이란 생각에 미련없이 거리를 두기로 했어요. 그런 인간관계라면 더 지속해도 결국은 일방적일테니까요
날 싫어할수 있다는걸 인정하고 그런사람들까지 억지로 이해시키고 좋은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억지노력 하지 않으려합니다
누군가를 이유없이 싫어하는 사람은 결국 어떤행동을 해도 싫어하더라는 교훈을 얻었거든요
나의 행동, 생각, 가치관을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 또는 그냥 싫다는 이유로 싫어하고 비난한다면 전 그냥 쿨하게 무시하기로 했어요
날 좋아하는 사람들과 웃으면서 지내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데 어차피 다 만족시킬수 없고 그냥 싫어하는 사람들에게까지 내 귀한 인생을 소모하고 싶진 않더라구요
날 싫어하는 사람들, 이유없이 날 미워하는 사람들의 기분과 감정까지 우리의 책임은 아니잖아요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싫어할사람은 싫어하고 진심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은 결국은 보게 될꺼예요
우리 그냥 좋은사람, 사랑해주는 사람, 사랑하고 싶은사람들에게 좀더 사랑을 주고 살기로했어요
더이상 착한사람병에 걸려 살고 싶지 않아졌어요
전 강해져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