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당신의 여유,
당신의 작은 행복,
당신의 삶,
결국은 돈.
도서관에서 빌린 책 <돈 공부는 처음이라>를 넘기다 눈에 훅 들어왔다. 다시 읽어 보았다. 내가 매일 참여하(고자 노력하)는 오픈 채팅 모임, '내게 온 한 문장'에 올릴까, 생각하다 망설였다. 강한 거부감이 든다. 마지막 말, '결국은 돈', 이 부분이 걸린다. 그래, 그 모임에는 철학적이고 감동적인, 울림 가득한 주옥같은 문장만 올라오잖아. 그런데 이건 아니잖다. 자체검열에서 걸리고, 마음에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다. 내가 문제구나.
마음이 왜 불편하고 망설여질까? 변절자라도 된 것처럼 속이 간질거리고, 양쪽 팔뚝이 오글거리는 것도 같고, 몸이 쪼그라드는 것도 같다. 왜? 나한테 물었다. 뭐가 잘못된 걸까? 돈이 뭐 어떤데? 돈 이야기하면 안 되나? 왜? 부끄럽다고? 왜 난 돈 이야기가 부끄럽지?
나도 잘 모르겠다. '당신의 여유'가 여행이나 독서가 아닌 돈이라서? '당신의 작은 행복'이 나눔과 동행이 아니라서? '행복'이 돈이라서? '당신의 삶'이 송두리째 돈이라서? 응! 그래서 그래! 그게 '돈'이라서 그래! '마음', '명상', '독서', '글쓰기' 이런 것이라면 편했을 것이고 그냥 고개를 끄덕이며 넘어갔을 거야.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돈'은 너무 낯선 주제다. 육십 평생 한 번도 다루어 보지 않은, 아니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터라 더욱 그렇다. 왜 그랬을까? 머리가 뒤죽박죽이다. 글을 써야겠다. 글을 써야 정리가 되고 이유가 드러나고 비로소 공부든 뭐든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조각조각 돌아다니는 후회, 절망이 희망, 기대와 섞여 회오리를 일으키고 있다. 그래서 쓰기로 했다.
눈 딱 감고 위 문장을 오픈채팅방에 올렸다. (이게 눈 딱 감아야 할 일인가?) 틀린 답을 올린 기분이다. 이 불편한 기분의 정체도 밝혀야겠다. 잘했어! 일단 질러보자. 요즘으로 치면 90살이었을 돈키호테 할배를 생각하면 난 젊다. 물구나무를 서서라도 갈 수 있지 않을까. 아자!
(이 연재는 돈에 대한 나의 반성문이며 책을 통해 접한 새로운 세상과 시각을 배우고 정리한 것이다. 생전 처음 해보는 돈 공부가 어떻게 흘러갈지, 어떻게 끝이 날지 나도 모른다. 혹여, 아직 돈에 대해 무지하고, 무관심한 나의 젊은 딸이나 그녀의 친구들에게 내 기록이 한 조각 배움으로 남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