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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어예 Mar 03. 2024

제 6화 번외편

백합

문제 있는 가정은 문제 있는 사람들을 만든다. 

- 아이는 무엇으로 자라는가 -


금쪽같은 내 새끼를 보면 문제있는 아이가 있는 집엔 문제있는 부모들이 있다. 

이쯤되면 어릴때부터 예민했던 나의 원인을 부모님의 쪽으로 살짝 돌려볼 필요가 있겠지. 


노는 걸 좋아했지만 승부욕이 넘쳤던 부잣집 큰 아들, 아빠 

하지만 뻔한 드라마 스토리처럼 젋은 나이에 세상을 뜨신 할아버지 때문에 과도한 책임감을 떠 맡고 열심히 사셨다.

공부하는 걸 너무 좋아하시는 대가족 막내딸, 엄마

70이 다 되어가시는 나이에도 된장, 고추장 손수 담그시고 아직도 원서로 소설책을 읽는 부지런한 분.


하지만 부모님으로부터 딱히 스트레스 받아본 적도 없고 나 역시 부모님 속을 크게 썩였던 적도 내 기억에는 없다. 오히려 우리 가족은 서로 서로를 정확하게 직시하는 편이었달까?


회사 2년차쯤 되었을 때인가 어느 주말 집전화로 마담뚜로부터 전화가 왔다. 대학교 졸업사진을 보고 마담뚜 들이 연락을 하고는 하던 시절이었다. 

엄마는 어느때처럼 청소기를 돌리시다가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어머님 방배동 마담입니다. 저희는 사자들 중심으로 매칭을 해드리는 곳이에요."

"네 그런데요"

"졸업 사진을 보니 따님이 백합처럼 청순하시고 이쁘시네요."

엄마는 쇼파에 뒹굴거리며 누워 있는 나를 흘깃보더니

"전화 잘 못거셨어요. 우리집엔 그런 애 없어요."하고 스피커 폰을 끄고는 태연히 청소기를 돌린다.  

"엄마!!!! 그걸 왜 끊어. 나도 한번 봐 보고 싶은데. "

"야! 니가 백합과는 아니쟎니!"


아무튼 나의 과민함은 엄마 아빠로부터 물려받은 것은 아니란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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