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인연에 감사하며
은퇴 전 재정적 목표 금액 달성이 일순위이긴 했지만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지도 큰 고민이었다.
막상 은퇴를 하고 나면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누구와 놀지가 젤 큰 과제다.
은퇴준비하며 은퇴 후 살 지역에 대한 책도 찾아봤는데 주로 미국 자료가 많았다. 집을 정리하는데 도움받기 위해 본 미니멀리즘 책은 시중에 나온 책은 다 읽은것 같다. 블로그나 유툽에서 파이어족들의 후기도 읽고 느낀 점은 결국 인간관계에 시간과 돈을 더 많이 써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은퇴 후 가장 아쉬운건 돈보다 사무실 동료와의 스몰톡
은퇴 후 스스로 놀란 점은 돈이 아쉬우면 돈은 아껴쓰거나 안 쓰면 되는데, 매일 시사나 이슈에 대해 사무실 동료와 출근인사하며 식사시간에 나누던 스몰톡이 젤 그립다는 것이다. 절친도 아니고 그냥 강제로 사무실에 묶인 사람들이라 생각했는데 그리고 그 대화가 없다고 내 인생에 무슨 마이너스가 있을지 생각도 못했던 부분이다.
내 학창 시절 친구들 대부분이 전업주부가 되어 직장생활 위주의 인간관계에서 공감대를 더 많이 느꼈고 일하는 나와 동창들 사이에는 점점 나눌 대화도 줄고 수십년된 절친과도 말이 안 통한다고 느끼니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어느새 나는 회사 인간관계가 절대 다수이자 절친도 회사 동료가 되었고 매일 보던 회사사람들 중 일부는 계속 연락하지만 과거보다 자연스레 많이 줄었다.
요샌 손절이 유행인지 인터넷이나 SNS보면 젊은 분들조차 친구 필요없다는 식으로 말하는 분들도 많은데 행복에 대한 연구들을 보면 행복의 키는 인간관계가 핵심이라는 것으로 모두 결론이 난다.
한 연구사례로 1938년 시작된 하버드 성인 발달 연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행복 연구인데 수백 명의 참가자와 그 후손들을 추적해 연구했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 결론을 보여준다.
아마도 한국은 특히 가까운 사람들이 하도 비교하고 지적해대니 진절머리나는 것도 이해가 간다.
어떤 분들은 인간관계를 엄청 진지하고 오래된 관계만 진짜라 생각하기도 한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가족이나 수십년 친구라 할지라도 나에게 고통을 주는 관계라면 당분간 멀리하거나 정리하는게 맞고, 안지 얼마 안되었거나 일년에 한두 번 만나는 사이라도 같이 있는 시간 동안 즐겁고 서로를 위해주는 사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인간관계는 시절인연이라 생각하고 그때 함께 행복했으면 충분하다 생각하고 보낼 때가 되면 보낸다. 그런 이별로 인해 인간관계 자체에 회의를 느끼기보다는 지나간 시간과 그 친구들에게 아직도 감사한 마음을 갖고, 만나지 않아도 그들을 종종 떠올리기도 하며 마음속으로 축복한다.
몇년 전 처음 가본 문화도 서로 크게 다른 남미 한 국가에 1년 정도 머물렀는데 십년 이상 알고 지낸것 못지 않게 친해진 분이 현지분 1분, 한국인 1분이 생겼다. 그 나라를 떠난 후에도 한국에서 수십년 안 사람보다 더 자주 연락하며 지낸다.
기존 인간관계
요즘 나의 인간관계는 한국의 지인과 가아끔 업데이트를 위한 전화나 메시지를 하고, 한달 혹은 몇달간 새로 지내게되는 도시의 경우 내가 좋아하는 운동 수업을 가서 가급적 그룹 수업을 신청해 그곳에서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끼리 친해지곤 한다.
해외에서의 새로운 관계 - 같은 취미의 친구 만나기
주중 2-3회 운동하는 수업도 운동 후나 주말에 같이 놀러다니고 하면 친구가 되고 무료할 틈이 없다. 외국일 경우 언어가 안 통해도 취미 생활에 대단한 수준 높은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휴대폰 번역 앱이나 서로 영어가 짧아도 대충 의사소통이 된다. 대도시는 그래도 소통이 조금 낫고, 작은 소도시 가면 번역앱이 있어도 확실히 인간관계는 제한되는데 그럴 땐 그 나름대로 공부를 하거나 책보고 글을 쓰며 조용한 삶을 즐기면 된다.
한국 사람들은 사교에서 나이의 제약이 크지만 해외에서는 나이 제약도 없이 친해질 수 있고 특히 요즘은 한국에 관심이 워낙 많아서 한국이라는 말만 나와도 다들 귀 쫑긋 세우고 이야기를 들어준다. 남미는 가는 곳마다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사진촬영을 요구받을 정도이다.
한가지 팁이 있다면 한국이든 외국이든 특히 첫 만남에선 한국 간식을 좀 가져가거나 작게나마 먼저 베풀면 도움이 된다. 고급일 필요 없으니 처음에 작은 것이라도 베풀면 상대는 더 친절해지고 마음을 여는 경우가 많다.
나이는 더 많은데 베풀줄 모르고 물질이든 호의든 받기만 바라는 사람들이 의외로 진짜 진짜 많고
그런 사람들은 어디서나 비호감이다.
Meetup 앱
해외에서 친구를 만나는 새로운 방법으로 나는 meetup 앱도 잘 활용하고 있다. 정말 다양한 테마의 모임이 수없이 많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두개쯤은 본인과 맞는 모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와이에서는 스윙댄스, 뉴욕과 도쿄에서도 댄스 원데이 클래스에 같이 여행한 가족과 함께 참석했고 모두 즐거워했다.
서울에서는 등산 모임을 갔고, 부에노스 아이레스에는 여성모임에 참석했는데 이날의 테마가 우연히 바차타라 이날을 계기로 바차타라는 취미를 갖게 되어 이후 오래 동안 배우게 되었다.
이외에 네이버 여행 카페에서 번개를 해서 한국인들을 만나기도 하고, 특히 치안이 불안한 남미 같은 경우 네이버 카페를 많이 활용해 그룹을 만들어 지방의 외진 온천 같은 곳에 갈때 원데이 투어를 가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