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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유미 Nov 24. 2020

제주는 서점도 이쁘네

제주 책방 탐방

숙소를 정하고 나서 가장 궁금한 것이 주변에 도서관이 있는가, 책방이 있는가였다. 운 좋게도 차로 5분 거리에 도서관이 있어 이틀에 한 번씩은 도서관에 가고 있다. 혼자 갈 때도 있고 가끔은 아이와 함께 가서 두 시간 정도 책을 읽다 온다. 평일 오전에 가면 아무도 없을 때가 많아 주변 눈치 안 보고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다.


검색해 보니 제주에도 꽤 많은 책방이 있다. 검색한 바로는 애월에도 두 군데 정도가 눈에 띄고, 가까운 한림읍에도 유명한 책방이 있단다. 제주 올 때 들고 온 <나 홀로 제주> 책에도 '제주 책방 best 4'라는 코너가 있다. 기회만 된다면 다 들러보고 싶다. 일단 가까운 책방부터 가보기로 했다. 제주의 책방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디어 마이블루'라는 이름의 책방은 몇 번 들른 적이 있는 치킨집 바로 뒤쪽에 있었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서점이 있었다니. 보물 찾기에서 멋진 보물을 찾아낸 느낌이랄까. 깔끔한 외관만큼이나 내부도 차분하고 정갈한 느낌이 들었다. 공간은 그리 크지는 않았는데 주인이 신경 써 배치해 놓았을 소품과 책 들이 적절하게 조화되어 전체적으로 아늑하고 편안해 보였다. 무엇보다도 환경, 여행, 그림책 등 내가 관심있는 분야의 책들이 많아 반가웠다. 나는 <지구별을 사랑하는 방법 100>이라는 책을 한 권 샀다. 제주에서 산 첫 책이니 오래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온라인 서점에 밀려 동네서점이 위기에 놓인 것은 오래된 일이다. 인터넷 주문으로 집 앞까지 책을 배달해주는데 노력을 들여 굳이 책방까지 가서 살 이유가 있을까. 서점까지 오게 하기 위해서는 효율성 그 너머의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끝나지 않을 책방의 고민이 될 것이다. 내가 사는 제천에서도 최근에 한 서점이 폐업했다는 소식에 마음이 아팠다. 김훈 작가는 EBS <발견의 기쁨, 동네책방>에서 인터넷에서 클릭 한 번으로 책을 사는 것과 직접 두 발로 걸어 서점에 가서 책을 사는 것은 천지차이라고 했다. '두 발을 움직여 서점에 간다는 것은 책이 내 삶의 일부가 된다는 뜻이다'라고 했다. 걸어서 책방 문을 두드리고 새로 나온 책을 들여다보고 책방의 온기를 한가득 느끼고 싶다. 자주 그러고 싶다. 동네서점을 응원하는 이유다. 책방이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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