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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포쟁이 뚱냥조커 Jul 10. 2023

황혼무렵 시 한잔3-멜랑콜리아를 웹툰 덴마랑 마시기

사랑했지만 각자 사랑의 방식이 다르다는 비극












멜랑콜리, 우울하다는 마만큼 쉽게 꺼낼 수도 없고 통하기 어려운 마음이 있을까


고대 그리스 시절엔 멜랑콜리는 천재들의 그들이 우월함 때문에 다른 이들에게 이해받고 공감받지 못해서 우울하다는, 천재의 특징처럼 여겨졌지만


지금 시대 우리는 흔하게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서  쉬이 우울해진다.진은영의 시에 나오듯이 나의 연인 그는 나를 달콤한 아이스크림으로 상상하고, 나는 당연히 그럴 리 없지만 그에 맞춰보려고 사랑하는 그를 위해서 달콤한 척 나는 아이스크림이라고 연기한다.


그치만 사랑의 마법 덕분일까? 나는 아이스크림을 연기했을 뿐인데 아스팔트에서 녹기 시작한다... 아니면 내가 나라는 정체성이 녹는 중일까 아직 그의 혀에 닿지도 못했는데... 그런데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게도 그는 자기가 사막에 그린게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물고기였다고 기억한다. 그래서 나를 떠올릴 때마다 그는 슬퍼진다. 자기의 슬픔을 참지 못하고 사막의 물고기를 이제 그만 지워버리기로 한다...


그는 정말로 다정한 낙관주의자가 틀림없다. 자기가 나를 멋대로 달콤하다고 상상하다가 지워놓고 내가 알아서 바다로 갔다고, 고향으로 간 물고기는 이제 행복해졌으리라고 믿 그는 편해진다...


웹툰 덴마의 첫 에피소드인 파마나의 개도 그런 엇갈린 의사소통방식, 엇갈린 사랑과 대화로 인한 비극을 보여준다. 아버지는 가족을 사랑해서 가족의 더 나은 생활을 위해 위험천만한 타지의 용병생활을 5년이나 견디고 귀환한다. 이제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된 그는 금의환향을 상상하며 집으로 돌아왔지만, 5년간 별 연락이 없었던 그는 가족과 말이 통하질 않는 어색하고 먼 사람이 되어있었을 뿐이었다.


물론 그는 전쟁터에서 생사의 고비를 넘으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그 시간이 가족들이 아버지 없이 보낸 시간보다 반드시 더 값지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 당시엔 그것을 깨닫지도 인정하지도 못한 아버지. 어느새 총칼을 든 전쟁보다도 홈 마이 스위트 홈이라는 전쟁터가 더 두려워져 버린 아버지.






 사랑했기에 고생했고 고생했기에 보답받고 싶었지만 무지했기에 서로 통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그 사랑은 거짓이 되어버린 걸까?

설마, 함부로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사랑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 알 수도 없는 사람.


그저, 그저 사랑하고 행복해지려고 했으나 잘 되지 않았을 뿐이다. 이는 물론 아버지들만이 아니라 사랑했으나 잘 말하지 못한 잘 통하지 못한 모든 이들의 불운 아닐까


사랑했으나 불운하고 부족하고 우울했던


모든 이들의 남겨진 사랑을 회상하고 기억하며


황혼무렵 시 한잔, cheers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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