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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포쟁이 뚱냥조커 Aug 15. 2024

습작시-여름을 떠났어. 에어컨을 설치하다가

황인찬 시인을 오마쥬



 여름을 떠났어. 에어컨을 설치하다가   / 이상하




오늘의 기온은 삼십 사 도 실내작업 체감온도 사십 도 이상 흔한 한국의 8월입니다 마지막 택배를 던지고 집으로 가는데 길냥이와 마주쳤는데 이상하게 땀이 눈물처럼 흐르는 하루였어요


이상한 것은 우리가 이 하루를 어제도 보냈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고, 우리가 같은 생각을 했다는 현실을 츄르와 내 검지를 빨아대는 냥이를 찍으며 내 갤러리에 비슷한 사진을 또 추가했다는 것입니다


"이거 어제도 이 시간에 준 거 아냐?"


냥이가 나에게 말을 거는 듯한 목소리에 이 뻔한 여름의 오후가 정지된 듯이 나무들과 매미들이 숨을 멈췄습니다 이 작은 공원뿐만 아니라 세상이 잠시 숨을 참은 듯 새들도 날아가다 멈춘 요상한 여름의 한 때


그 하루는 어제와 같은 하루가 아니군요

반값할인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에어컨이 공짜인 동네 도서관에서 숨을 고르며 폰을 굴리다가 겨우 저녁이 오는데, 


누군가 스물여덟에 에어컨을 설치하다가 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는 기사를 지나갑니다. 이 하루를 잊지 못할 것만 같다며 짠맛 아이스크림을 겨우 넘깁니다 여름을 떠나봅니다


그리고 도서관을 떠나며 그 막대기를 흘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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